최근 2022년도 세제개편안이 발표되었다. 정부는 이번 개편의 기본방향으로 경제활력의 제고와 민생의 안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기본방향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세목별로 매우 많기 때문에 이 난에서 다 설명할 수는 없고 그중 필자가 보기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몇 가지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러나 이윤과 기업의 규모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상의 다른 혜택이 있으므로 이를 적극 활용하고 세율구조는 단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는 궁극적으로 단일세율을 채택하는 것에 찬성하는 편이지만 너무 급격한 변화를 피하기 위해 우선 구간의 단순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싶다.
다음으로 소득세의 경우 낮은 세율구간을 확대함으로써 중산층 및 저소득층의 세금 부담을 낮추고자 하고 있다. 이 역시 바람직한 방향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 조치에 의해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고소득층에게도(한계세율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혜택이 돌아간다. 그러나 어쨌든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사실이다.
한편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소득세 강화는 유보하는 대신 증권거래세율은 낮춰주고 있다. 사실 증권거래세는 주식 양도손실이 있는 경우에도 부과되기 때문에 주식 양도차익 과세의 대체수단으로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되어 왔다. 그럼에도 증권거래세가 존속된 것은 다분히 행정편의적인 이유에 의한 것이다(실제 증권거래세의 세수 규모도 꽤 큰 편이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주식양도차익과세 위주로 재편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이번 증권거래세율의 인하는 그런 방향으로 진일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주식양도차익과세 강화를 유보한 것은 아무래도 증시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종합부동산세의 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여러 조치들이 도입되었다. 종합부동산세가 재산과세 본연의 역할보다는 징벌적 과세화된 것에 대한 비판이 많은데, 일단 이의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은 뗀 것으로 보인다. 혹자는 종합부동산세가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하지만 그간의 상황을 살펴보면 그 효과가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필자는 궁극적으로 종합부동산세를 재산세에 통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에 따라 2026년까지 4년간 13조1000억 원의 세수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많은 세 감면 조치가 행해지므로 세수 감소가 예상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그런데 그렇지 않아도 큰 재정적자와 이에 의한 국가채무의 누증에 고심하는 우리의 형편에서 이와 같은 세수 감소는 괜찮을 것인가? 확실히 고민되는 부분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서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한 세수확보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재정적자 요인을 해소하지는 못할 것이다. 결국 불요불급한 지출을 축소하는 노력이, 그것도 대규모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바와 같이 필자는 이번 세제개편안에 대체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다만 걱정은 많은 조치가 세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어야 하는데 현재의 의석 분포로 보아 현 정부의 뜻대로 통과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 여당은 이번 세제개편안의 장점을 야당에 잘 설득하여야 하며 야당도 무조건 반대만을 하지 않아야 한다. 국민들에게 혜택이 가는 것이라면 정치적 유불리만을 따질 일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