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지난해 처음으로 700만 명을 넘어섰다. 1인 가구는 20대 청년층이 가장 많았고, 1년 새 60세 이상의 고령층 가구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인 가구는 다인 가구보다 행복감이 전반적으로 낮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행복감이 점점 하락해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은 28일 발표한 2021년 등록센서스 방식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서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총가구는 2202만3000가구로, 전년 대비 2.5%(53만8000가구) 늘었다고 밝혔다.
주된 가구 유형은 전체 가구의 33.4%를 차지하고 있는 1인 가구로, 전년 대비 7.9%(52만2000가구) 증가한 716만6000가구로 집계됐다. 1인 가구가 700만 가구를 돌파한 것은 집계 이후 처음이다. 1인 가구의 비중은 31.7%에서 33.4%로 1.7%포인트(P) 늘었으며, 2000년(15.5%)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비중이 커졌다.
모든 연령대에서 1인 가구 수가 늘어났는데, 고령 인구로 분류되는 65세 이상 1인 가구는 182만4000가구로 전년 대비 9.9%(16만4000가구) 증가했다. 1인 가구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고령층 인구인 셈이다. 2016년(129만4000가구)과 비교하면 고령자 가구는 5년 새 41.0%(53만 가구) 늘었다.
60대 1인 가구는 전년 대비 13.2% 늘어 연령대 중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증가했고, 80대 이상의 초고령 1인 가구도 1년 전보다 11.4% 늘었다. 20대 이하와 30대 1인 가구가 각각 5.5%, 9.9%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고령층에서 1인 가구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처럼 1인 가구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1인 가구의 행복도는 다인 가구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삶의 만족도는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고, 60대 이상 고령의 1인 가구는 행복도가 가장 낮았다.
12일 국회미래연구원 민보경 삶의질그룹장이 '국가미래전략'에 게재한 '1인 가구의 행복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다인 가구의 전반적 행복감은 6.61점으로, 1인 가구(6.22점)보다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이하 1인 가구의 행복감이 6.60점으로 가장 높았고 40~50대는 6.22점, 60대 이상은 5.96으로 행복감이 떨어졌다.
60대 이상 고령 1인 가구는 전반적으로 가장 행복감이 낮았으나, 그중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행복감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황혼이혼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이혼한 남성 노인들은 자녀의 지지가 적고 사회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크고, 건강 역시 매우 열악한 상태에 놓여있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민보경 그룹장은 "혼자 사는 사람들은 여럿이 같이 사는 사람들보다 전반적 행복감, 만족도, 신뢰도가 모두 낮게 나타나 이에 대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며 "혼자 살게 되면 기존 가족 제도와 달리 혈연적 가족이 더는 본연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게 되므로 우울감 해소, 사회적 고립 예방, 경제생활 기반 마련 등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 정책 지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령 1인 가구에 대해선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감 해소와 사회적 연결망의 확충 전략이 필요하다"며 "소득보장 등 경제적 지원, 안전성 확보, 사회적 관심, 건강돌봄 등 종합적 정책 지원을 통해 객관적 상태와 주관적 만족감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