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여직원 화장실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사실이 발각돼 2심까지 이어진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초등학교 교장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징역형이 확정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기 안양지역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A(57) 씨는 지난달 22일 자신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항소기각 판결을 받은 뒤 상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도 기간 내 상고장을 내지 않으면서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형사재판의 상소(항소 및 상고) 기한은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지만, 이번 범행으로 사회 구성원들이 교육자에 갖는 존경과 신뢰를 훼손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부당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판시했다.
앞서 원심은 “피고인은 학교 교장임에도 교사와 학생의 신뢰를 저버렸고, 이 사건 범행이 발각되자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증거물을 훼손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깊이 반성하는 점, 교육자로서 성실히 근무해온 점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0월 26∼27일 여성을 촬영할 목적으로 여자 교직원 화장실에 들어가 소형카메라를 설치한 휴지 박스를 좌변기 위에 올려놓은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6∼10월에는 21차례에 걸쳐 회의용 테이블 밑에 동영상 촬영 모드를 켜둔 휴대전화를 몰래 설치하는 수법으로 교직원의 신체 부위를 촬영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A 씨의 범행은 화장실을 이용하려던 한 교직원이 소형 카메라를 발견하면서 들통났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가 학교 관리자임에도 신고에 소극적인 점 등을 수상히 여겨 면담 끝에 범행 사실을 확인하고 그를 긴급체포했다.
교육 당국은 A 씨가 기소된 후 그를 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