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물가 상승세와 수출 회복세 제약 등을 언급하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성장 둔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 하방위험도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20일 발간한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과 대면서비스업 회복으로 내수가 완만한 개선을 이어가고 있으나, 대외여건 악화 지속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고, 향후 수출회복세 제약 등 경기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그린북에서 '경기 둔화 우려'라는 표현을 썼다. 앞서 지난달에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평가한 바 있다. 경기 불확실성 확대나 회복세 약화 등에 대한 우려에서 더 나아가 전반적인 경기가 꺾일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낸 것이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국내에서 나타난 실물지표의 경우, 지난달에 비해 소폭 긍정적인 모습들은 나타났다"면서도 "해외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상대적으로 안 좋은 모습들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내적인 측면에서는 대외 여건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당초 예상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나타나고 있지만, 반면에 해외에서의 불안 요인들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지난달에 나타났던 '경기둔화 우려'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스탠스를 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요 지표를 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2% 증가한 576억3000만 달러로, 6월 기준 역대 최고 수출액을 달성했다. 다만 증가 폭을 보면 5월(21.4%)보다는 둔화된 모습이 나타났다. 수입액도 19.4% 증가한 602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무역수지는 25억7000억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무역수지 적자는 4월(-24억8000만 달러), 5월(-16억1000만 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이다.
5월 경상수지(잠정)는 38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상품수지는 27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5월(66억5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축소됐다. 6월 경상수지는 무역적자 확대 등 고려하면 5월보다도 흑자 폭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재부는 전망했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전월보다 6.2포인트(P) 추락했다. 6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3으로 전월보다 3P 하락했고, 6월 제조업 전망 BSI도 83으로 4P 떨어졌다. 다만 5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P씩 상승했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국의 금리인상 가속화, 중국 성장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지속 및 글로벌 경기 하방위험이 더욱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미국경제는 6월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8.8%)을 상회하는 9.1%를 기록하며 41년 만에 최고치를 보이는 등 물가 상승세가 확대됐고 소비심리 약화도 지속됐다. 중국경제도 코로나 봉쇄조치로 인해 생산·소비 등 실물지표 전반이 부진하며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년 전 2분기(7.9%)보다 큰 폭으로 둔화한 0.4%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