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보수 이유지만, 대러 제재 보복에 무게
중단 계속되면 독일과 주변국에 큰 타격
골드만삭스, 유럽 가스 가격 급등 경고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11일부터 열흘간 독일로 가스를 공급하던 송유관인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단 이유는 설비보수지만, 독일과 주변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이참에 공급을 완전히 차단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대러 제재에 맞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독일은 가스 공급량 3분의 1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당장 단기적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엔 공급 중단이 좋은 보복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독일은 러시아가 이미 공급량을 60% 줄인 탓에 가스공급 긴급조치 2단계를 시행 중이다.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1을 완전히 차단하면 3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는데, 여기엔 정부 배급제와 기업 구제금융 조치 등이 포함된다.
그간 조심스러운 입장이던 업계도 공급 차단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처음엔 유지보수 이후 완전한 공급 복구를 예상했지만, 더는 이게 가장 가능성 큰 시나리오라고 보지 않는다”며 “최악의 경우 유럽 가스 선물 가격은 메가와트시(㎿h)당 200유로(약 26만4600원)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별도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고려할 때 완전한 공급 차단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독일 가스 밸브를 잠그고 그 효과가 나타난다면, 그 여파가 주변 유럽 국가들로 번질 수 있다. 현재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들어가는 송유관은 완공 후 가동을 미루고 있는 노르트스트림2를 포함해 14개에 달한다.
미국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의 올가 하코바 글로벌에너지센터 부소장은 “러시아가 가진 패가 너무 많다”며 “그들은 자신이 가진 도구를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