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상담소] 장마철이면 몸무게가 는다는 그녀

입력 2022-06-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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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사회복지사

지루한 장마철이 시작됐다. 나에게는 비가 오는 날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50대 중년의 나이였지만 너무 말라 평생소원이 몸무게 40㎏을 넘는 것이었던 사람, 그런데 이상하게도 비가 오는 날이면, 특히 장마철이 되면 체중이 2~3㎏ 늘어난다고 해서 비만녀라고 불렸던 사람이다. 비만 오면 살이 찐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녀를 만나는 동안 먹는 것을 보기 어려웠는데 장마철에는 식욕이 살아난다고 해서 신기해했었다. 처음에는 빗소리가 지글지글 파전 굽는 소리와 비슷해서 비 오는 날에는 파전이 먹고 싶은 것처럼, 그런 이치가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후에 새롭게 안 사실이지만 그녀의 식욕은 장마철 우울이 원인이었다.

장마철이면 무기력과 우울증 등으로 대학병원 외래 환자가 10% 더 늘어난다는 통계자료가 있을 정도로 비가 연일 계속되는 장마철에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흐린 날씨와 낮은 일조량, 그리고 기압과 습도 등에 인체가 민감하고 우울증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장마철과 우울증을 관련지어 생각하지는 못했었다. 전문가들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 중 하나인 멜라토닌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체의 바이오리듬을 조절하는 멜라토닌은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분비량이 달라지는데, 일조시간이 짧거나 흐린 날이 길어지면 체내에 멜라토닌 양이 늘어나 심하면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장마철 우울증은 일반 우울증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일반 우울증은 불면증, 식욕감퇴 같은 증상이 대표적으로 나타나지만, 장마철 우울증은 반대로 식욕이 왕성해지고 잠을 자주 자게 돼 빠른 시간에 살이 찌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장마철 우울증은 보통 비가 그치고 날씨가 다시 맑아지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장마철에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자꾸 자리에 누우려고 하거나 잠만 자려고 한다면 장마철 우울증을 의심해보고 장마가 끝난 후에도 우울한 기분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장마철이라 날씨가 우중충하니까 기분이 가라앉는 것도 당연히 날씨 탓이라고 생각해 가볍게 여기는데 이는 오히려 우울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마철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수면시간을 조절해 신체리듬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데, 전날 취침시간과 관계없이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실내는 최대한 밝게 하며 가벼운 스트레칭을 반복하는 것도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장마철인 요즘, 그녀는 잘 지내고 있는지, 오랜만에 연락을 한번 해봐야겠다. 김현주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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