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300원을 돌파했다. 시장에선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 펜데믹 당시와 같은 또 다른 위기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하이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그동안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의 위기 신호로 여겨졌던 1300원을 넘어섰다는 상징성은 시장 불안감을 증폭시큰 동시에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물가 부담에 직면한 국내 경제와 기업들에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5원 상승한 1301.8원에 마감했다.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약 13년 만에 1300원을 넘어섰다.
박상현·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섰다는 것만으로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이 위기에 빠진 것으로 단언하기 힘들다”라며 “결론적으로 대내외 각종 악재가 원·달러 환율 급등을 유발시킨 요인이지만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차이점, 특히 달러 수급상 차이점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배경은 미 연준의 긴축기조 강화와 수급여건 약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무역수지 약화,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등으로 요약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지만, 1300원 선을 크게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외화유동성 흐름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환율 이슈의 1차 변곡점은 3분기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물가압력과 이에 대응한 중앙은행의 강력한 긴축기조 지속 여부가 3분기 중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빚어진 에너지 혼란 역시 겨울을 앞두고 3분기에 분수령을 맞을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여부는 신용리스크의 3분기 중 확산 혹은 진정 여부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높다.
하이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 1300원 진입이 반드시 위험 신호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라며 “자금경색으로 대변되는 신용리스크 확산과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