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골목대장 스타일, 연기할 때도 아이디어 많이 내"

입력 2022-06-0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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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주영 (블루라벨픽쳐스, 디스트릭 몽)
▲배우 이주영 (블루라벨픽쳐스, 디스트릭 몽)
좀 주도적인 성격이에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친구도 많았어요. 이사를 많이 다녔는데도 가는 데마다 골목대장이었죠. 친구들을 모아 이어달리기도 시키고…

상업 영화에서 강렬한 조연을 여러 차례 맡으며 얼굴을 알린 이주영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골목대장’으로 기억한다. 그가 영화계에서 보여준 강렬한 캐릭터를 떠올리면, 꽤 적절해 보이는 표현이다.

이주영은 범죄영화 '독전'에서 온몸에 문신을 새긴 농인 마약제조원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90년대 복고풍 헤어스타일에 대기업 유니폼을 장착한 고졸 사원을 연기했다. “치고 빠지는 느낌”으로 관객에게 재미를 줬던 색깔 또렷한 캐릭터들이다.

▲'사진그룹 영어토익반' 스틸컷의 이주영(오른쪽에서 네번째) (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그룹 영어토익반' 스틸컷의 이주영(오른쪽에서 네번째) (롯데엔터테인먼트)

신작 ‘윤시내가 사라졌다’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좀 다르다. 감정이 길게 이어지고 출연 비중도 훨씬 크다. 이주영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큰 역할을 맡아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연 배우로 곧 관객을 만난다. 지난달 30일 그를 인터뷰로 만났다.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딸 장하다(이주영)와 이미테이션 가수 엄마 연시내(오민애)가 홀연히 사라진 진짜 가수 윤시내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다룬 로드트립이다. 데면데면하던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장하다는 인터넷 방송에서 호응받을 수 있는 행동이라면 뭐든 저지르고 보는 통제 불능 유튜버다. 카메라 앞에서 엉덩이를 흔들어대는 트월킹 춤으로 구독자를 늘리고, 헤어진 남자친구를 불러 ‘재회하는 척’ 몰래카메라를 찍는 등 지나칠 정도로 타인의 관심에 중독돼 있다.

이 배역을 맡은 이주영은 실제 유튜버 영상을 다수 참고했다고 한다. 다만 어느 시점에는 자신답게 연기했다.

▲'윤시내가 사라졌다' 스틸컷 (블루라벨픽쳐스, 디스트릭 몽)
▲'윤시내가 사라졌다' 스틸컷 (블루라벨픽쳐스, 디스트릭 몽)

“장하다는 보통 사람의 텐션이 아니잖아요. 저도 제일 친한 친구를 만났을 때의 높은 텐션을 생각하면서 다 내려놓고 연기했는데… 그걸 유지하는 데 에너지가 엄청 들더라고요. 그러다가 저 혼자 재미로 찍었던 개인 소장 영상을 떠올렸어요. (걸어가면서) ‘지금 어디를 가고 있어요~’ 하는 식인데, 그때 그 방식대로 연기해봤어요. 다른 유튜버들도 결국 본인 그대로의 모습을 보일 때 더 매력적이더라고요.”

유튜버의 삶에 매몰된 장하다를 이해하려면, 엄마 연시내와의 편치 않은 관계를 알아야 한다. 밤무대 이미테이션 가수로 사는 데 바빠 자신을 제대로 돌봐주지 않은 엄마를 미워하는 장하다의 따가운 대사는 때때로 스크린을 거칠게 뚫고 나온다. 엄마, 그건 이미테이션 가수가 아니라 그냥 ‘짝퉁’이야.

이주영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 캐릭터가 도대체 (엄마에게) 왜 이러나, 어디까지 가려고 하는 건가 싶어 화가 났다”면서도 “중반부 이후 ‘휴게소 장면’에서는 눈물이 났다”고 했다.

▲'윤시내가 사라졌다' 스틸컷 (블루라벨픽쳐스, 디스트릭 몽)
▲'윤시내가 사라졌다' 스틸컷 (블루라벨픽쳐스, 디스트릭 몽)

“휴게소 장면에서 장하다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했거든요. ‘내가 안 보이냐’는 대사를 할 때, 그동안 엄마에게 받고 싶었던 사랑을 타인에게 갈구했다는 걸 알게 되니까요. 그 대목에서 캐릭터에 대한 관객의 오해를 풀어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작품의 터닝 포인트죠.”

이주영은 두 주인공의 감정 교류가 이루어지는 중요한 휴게소 장면이 없어질 뻔한 위기 상황도 전했다. 제작 여건 때문에 해당 장면의 비중이 줄어들고 대사도 짧아지자, 이주영은 연출을 맡은 김진화 감독에게 “그 장면은 있어야 한다. 없으면 사람들이 장하다의 진심을 이해할 수 없을 거다”라고 진지하게 의견을 건넸다고 한다.

감독에게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걸 망설이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이주영은 여러 생각을 자신 있게 표현하는 편이라고 했다. 대표적인 게 ‘독전’ 당시다.

▲'독전' 스틸컷의 이주영(오른쪽) (NEW)
▲'독전' 스틸컷의 이주영(오른쪽) (NEW)

“그때도 제 아이디어로 발목부터 (온몸으로) 쭉 이어지는 타투 분장을 하게 된 거예요. 화면에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요. 소금공장에서 공을 던지는 장면에서는 목에 수건을 두르고 있는데, 그것도 제가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어요. 캐릭터의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생각해요.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광고 카피도 있잖아요.”

그는 ‘윤시내가 사라졌다’에서도 장하다에게 적절해 보이는 의상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고 한다. 자신의 주도적인 성격이 연기할 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도 했다.

“아이디어를 진짜 많이 내요. 일단 말하고 봐요. 안 되면, 마는 거죠.”

그가 주연한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8일 개봉한다. 이주영은 개봉 이후 여름 즈음 ‘머니게임’ 촬영에 돌입하고, 올해 중 지난 해 촬영을 마친 호러 숏폼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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