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거래량 첫 1000건 미만
한국은행이 지난달에 이어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에서 1.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 역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부동산 시장이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나섰던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당장 초저금리 시대에 빚으로 집을 산 2030세대의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2030세대는 패닉바잉(공황구매) 등으로 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지역과 수도권의 중·저가 아파트 중심 매수세가 컸다. 직방에 따르면 2월 기준 전국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1259조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58.7%(738조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65.8%(485조8000만 원)가 수도권에 쏠렸다.
서울 용산구 A공인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높은 집값 상승에 젊은 층의 영끌 수요가 더해지며 거래량이 많았던 수도권은 대출을 통한 주택구입이 이어지며 주담대 대출 비중도 높은 편”이라며 “수도권 대출자가 상대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노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단기 이자상승 체감도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향후 원자재 가격 및 서비스 물가 상승세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연준(FOMC)의 추가 금리 인상 및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어, 대출 이자 부담을 고려한 주택구매 수요도 당분간 숨 고르기에 나설 전망이다. 실제로 계속되는 금리 인상으로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줄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3337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만3373건 대비 75%(1만36건), 2년 전 같은 기간 1만9229건 대비 82%(1만5892건) 줄었다. 특히 올해 2월 매매 거래량은 814건으로, 거래량이 1000건 미만으로 나타난 건 서울시가 2006년 이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16년 만에 처음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몇 년간 높은 집값 상승에 젊은 층의 영끌 수요가 많았던 수도권은 주담대 대출 비중 또한 높은 편”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 및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모두 열린 상태라, 대출 이자 부담을 고려한 주택구매 수요는 당분간 숨을 고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애초 대출이 나오지 않는 15억 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남이나 용산 등 초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는 똘똘한 한 채를 노리는 현금 부자들이 거래에 간간이 나서면서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며 “지역이나 단지별로 가격 차이가 나타나는 혼조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