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국내지점 3개월 새 또 89개 문 닫아...하이브리드 점포는 속속 개점

입력 2022-05-17 15:50 수정 2022-05-1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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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ㆍ디지털 시대, 거스를 수 없는 점포 축소
공동점포, 편의점 등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점포 개설 늘어
저녁 영업, 토요일 영업 점포도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시중 은행들이 비대면 거래의 증가와 오프라인 영업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은행 지점 수를 지속해서 줄여나가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4대 은행 기준으로 석 달 동안 벌써 문 닫은 지점만 89곳에 달한다.

대신 은행들은 무인점포와 하이브리드 점포 등을 새로 열고,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등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에 나섰다.

17일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이 발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이들 4대 은행의 국내 점포 수는 3030개로 집계됐다. 작년 말 3119개에서 1분기 새 89개 줄었다. 작년 1분기(3275개)와 비교하면 1년 새 245개가 문을 닫았다. 이들 은행은 연내에도 추가로 점포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금융의 디지털·비대면화가 진행되면서 은행 점포 축소는 수년 전부터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국내은행 점포 운영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은행의 점포는 총 6094개로 전년 말보다 311개 감소했다. 국내 은행 점포는 2018년 23개, 2019년 57개, 2020년 304개가 줄어드는 등 감소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다.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 발달로 고객이 영업점을 직접 찾는 경우가 급감하면서 은행으로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점포를 유지할 이유가 사라진 게 주된 이유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거래가 급성장하면서 점포 축소 움직임이 더 빨라졌다.

은행들은 기존 점포를 줄이면서도 점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공동점포’, 유통업계 등 다른 업권과 손잡은 ‘하이브리드 점포’ 등 이색 점포를 새롭게 열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공동점포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공동점포

지난달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은행권 최초 공동점포를 개점했다. 두 은행은 작년 폐점된 우리은행 신봉지점 내 50여 평 규모의 영업공간을 절반씩 사용한다.

공동 점포 개점으로 고령층 등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을 포함한 지역 주민들의 금융접근성 개선, 점포 폐쇄에 따른 금융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경기 양주시와 경북 영주시 등에 공동점포를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중이다.

초소형 점포도 탄생했다. 우리은행이 지난 3월 개설한 디지털 익스플레스점’이다. 디지털 데스크, 스마트 키오스크, 현금자동인출기(ATM) 등 디지털기기 3종으로 구성된 무인점포다. 디지털 익스플레스점은 디지털기기 기반의 무인 채널이지만, 지역 특성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해 점포 폐쇄지역의 금융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새롭게 오픈하는 ‘디지털 익스프레스점’은 점포 폐쇄지역의 고령층 등 디지털 금융 취약 및 금융소외계층을 지원하고 적응 시간을 두기 위한 초소형 채널”이라며 ”앞으로도 네트워크 공백 지역에서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디지털 익스프레스점을 선별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EXPRESS우이동점 내부 모습 (사진제공=우리은행)
▲디지털 EXPRESS우이동점 내부 모습 (사진제공=우리은행)

편의점 등을 활용해 영업점을 운영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최근 하나은행은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이 금융 특화 편의점 2호점을 열었다. 이 점포는 기획부터 금융 융합형 점포로 설계됐다.

하나은행과 CU는 지난해 10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금융특화 편의점 ‘CU마천파크점’을 처음 선보인 바 있다. 이들은 전국 1만6000여 개 CU 점포를 은행과 결합해 디지털 라이프 플랫폼으로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GS더프레시 디지털혁신점포 광진화양점 내부 이미지(사진제공=GS리테일)
▲GS더프레시 디지털혁신점포 광진화양점 내부 이미지(사진제공=GS리테일)

신한은행 역시 편의점과 손잡고 혁신 점포 확대에 나섰다. 지난달 GS더프레시 광진화양점 슈퍼마켓에서 금융권 첫 혁신점포를 개설했다. 신한은행은 이처럼 유통채널 등과 결합한 새로운 점포를 연내 2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노브랜드, 이마트24 등을 운영하는 이마트와 협업하고 있다. 이달 초 국민은행은 이마트 노브랜드(No Brand)와의 제휴를 통해 디지털 제휴점포인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을 오픈했다.

평일 바쁜 업무로 인해 영업점을 방문하기 힘든 직장인들을 겨냥해 토요일에 문 여는 점포도 있다. 신한은행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이달부터 ‘이브닝플러스’ 서비스 운영한다. 여기에는 저녁(9to8) 영업과 토요일(9to5) 영업이 포함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점포 통폐합으로 금융소외 계층이 발생한다는 지적을 잘 알고 있고 고객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편의점 혁신점포와 시니어고객 디지털 맞춤 영업점, 공동 점포 등 다양한 방법이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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