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위암 환자는 위암 자체보다 심뇌혈관질환과 폐질환 등 암 외 기저질환에 의한 사망률 증가가 빠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치료 지침 사각지대의 초고령 위암 환자에 대한 진단과 치료지침 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제 1저자 소화기내과 최용훈 교수)은 최근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위암 환자의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위암 연관 사망률이 높아지지만 합병증 등 위암 이외 질환에 의한 사망률의 상승폭은 이보다 훨씬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위암에 의한 사망률은 국내 주요 암 중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성이 매우 높다. 다만 최근 진단·치료기술 발전과 만 40세 이상 2년에 1회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국가암검진 사업 효과로 위암 치료 성적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또 조기 위암 단계에서 발견 시 완치율은 90~95% 수준으로 위암의 위험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인식도 많다.
하지만 위암의 치료 성적을 장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중요한 과제로 꼽히는 것이 고령층 위암에 대한 진단 및 치료 지침 확립이다. 고령층의 경우 내시경이나 수술적 치료 등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개인차가 심하여 아직까지 진단·치료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김나영 교수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7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암 진단 및 수술을 받은 환자 2983명의 대규모 데이터를 △65세 미만(1680명) △65세 이상 75세 미만(919명) △75세 이상(384명) 세 그룹으로 나눠 노인 위암의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위암 환자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위암 연관 사망률은 6.3%(65세 미만)에서 10.4%(75세 이상)까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다만 위암 이외의 질환에 의해 사망할 위험이 2.8%에서 18.8%로 증가한 것에 비하면 폭이 작았다. 위암 연관 사망률이 약 1.6배 증가하는 동안 위암 이외의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약 6.7배 증가한 것이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위암 이외의 사망률을 높인 질환으로는 심뇌혈관 질환과 폐질환, 패혈증 등이 있었는데, 모두 환자의 기저질환과 합병증에 큰 영향을 받는 요인들이었다. 연구팀은 고령 환자의 치료 방침을 결정할 때 환자 연령 증가가 위암 연관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고, 환자의 기저질환이나 합병증으로 인한 위험성을 더욱 비중 있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위암 연관 사망의 주요 인자와 연령 증가에 따라 위 전정부 암 및 장형 위암의 비율이 증가한 것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30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입증한 만큼 향후 노인 위암 치료 가이드라인 수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나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위암 자체도 분명히 더욱 위험해지지만, 동시에 위암 이외의 합병증 등에 의한 사망 위험이 이보다 훨씬 크게 증가한다는 점을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고령 위암 환자의 치료 방향을 정하기 위해 연령과 함께 수술 전 기저질환을 확인하고 수행 점수 체계(Performance Score System)를 활용한 전신 상태 평가 등 보다 더 적극적인 노인포괄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노인병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Annals of Geriatric Medicine and Research, AGMR)’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