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 기술 관련 특허 비공개, 유출 시 처벌
자유로운 경제 활동 억제 우려도
일본이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고 첨단기술 개발‧보호를 핵심으로 하는 경제안보법을 입법화했다.
1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4월 7일 일본 중의원(하원)에서 가결된 경제안보법이 이날 일본 참의원(상원)에서도 통과됨에 따라 2023년 봄부터 시행된다.
중국이 글로벌 첨단기술 경쟁을 심화시키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안보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일본 경제안보법은 4가지 핵심 내용을 담고 있다. △반도체 등 중요 물자 공급망 강화 △사이버 공격 등에 대비한 통신‧교통 인프라 사전 심사 △인공지능(AI) 같은 첨단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민관 협력 △군사 전용 가능 기술 등 민감 기술 관련 특허 비공개 등이다.
일본은 반도체 국내 생산 능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경제산업상은 4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의 회담에서 반도체 연구개발과 공급망 강화에 양국이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일본은 이 법안이 통과함에 따라 전략물자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희귀 광물, 반도체 칩 등을 중요물자로 지정하고 정부가 공급 상황을 감시할 전망이다. 안정적인 조달을 위해 자금도 지원한다.
통신‧교통 인프라에 안보상 위협이 되는 외국산 제품이 사용되는지도 심사한다. 전기·가스·석유·수도·전기통신·방송·우편·금융·신용카드·철도·화물자동차운송·외항 화물·항공·공항 등 14개 기간 인프라 관련 기업이 그 대상이다. 필요한 경우 정부가 사이버 공격 등의 위험이 있는 기기나 부품 등은 배제할 것을 명령할 수 있다.
민관 협력 활성화를 위해선 연구 분야별로 민관협력협의회를 설치하고, 정부 지원 싱크탱크가 해외 연구 자료나 기밀 정보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또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특허 정보를 비공개로 하는 내용도 법안에 포함됐다. 비공개 특허를 누설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만 엔(약 98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한편 경제안보법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옴에 따라 법안에는 기업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내용의 부대 의견이 반영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