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ㆍ코발트 등 배터리 소재 가격 일제히 상승
배터리 업체 인도네시아서 소재 확보 프로젝트 시작
LG엔솔, CATL 등 주요 업체 일제히 계약 체결
배터리 제작의 핵심 소재인 리튬ㆍ니켈ㆍ코발트 등 원자재 가격이 연이어 상승했다.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은 원자재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 기업과 밸류체인 형성에 나서기 시작했다.
21일 한국광물자원서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의 지표가 되는 탄산리튬 가격은 kg당 448.5위안(약 8만5703원)으로 연초 가격이었던 264.5위안(약 5만606원)과 비교해 넉 달 만에 70% 폭등했다.
니켈 가격도 톤당 3만3700달러(약 4170만 원)로 올해 초 2만900달러(약 2586만 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35%가량 상승했다. 코발트 역시 톤당 7만180달러(약 8684만 원)에서 8만1775달러(약 1억 119만 원)로 16%가량 뛰었다.
스콧 얄함 플래츠 배터리 메탈 벤치마크 가격 책정 책임자는 “전 세계 국가ㆍ기업이 탄소중립을 추구하고 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핵심인 리튬의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리튬 공급 부족은 자동차ㆍ배터리 기업이 생산 목표를 달성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배터리 가격 상승과 함께 전기차 보급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실제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제품 가격도 동시에 상승했다. 세계 전기차 생산 1위 업체인 테슬라는 이미 원재료 가격이 오른 것을 고려해 전기차 가격을 인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리튬 가격이 미친 수준에 이르렀고 리튬 가격이 나아지지 않으면 테슬라는 실제 채굴, 제련에 직접 뛰어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며 “리튬 자체는 지구 전역에 존재하기 때문에 부족함이 없지만, 추출과 정제 속도가 느리다”고 밝혔다.
배터리업계는 원자재 확보에 위기감을 느끼면서 소재가 풍부한 나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상황이다. 특히 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곳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매장량과 채굴량 모두 1위인 국가로 지난해 소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배터리 업계의 안정적 투자처로 꼽혔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포스코홀딩스, LX인터내셔널, 화유 등과 ‘LG컨소시엄’을 꾸려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국영기업 안탐,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IBC 등과 ‘논바인딩(법적 구속력 없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프로젝트의 규모는 약 90억 달러(약 11조1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컨소시엄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CATL 역시 같은 날 인도네시아 안탐, IBC와 니켈 채굴부터 배터리 소재 등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CATL이 맺은 프로젝트 규모는 59억6800만 달러(약 7조3600억 원)다. 2026년 가동 목표로 이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10GWh(기가와트시)로 추정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핵심 자원인 광물들을 사실상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안정적인 수급처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됐다”며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배터리 사업의 역량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