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을 위해 11조 원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니켈 등 광물 확보부터 배터리셀 생산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18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LG컨소시엄과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국영기업 안탐,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IBC 등은 14일 현지에서 전기차 배터리 가치사슬 구축 투자와 관련해 '논바인딩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LG컨소시엄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 화유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매장량과 채굴량이 모두 1위인 국가다. LG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에서 광물ㆍ제정련ㆍ전구체ㆍ양극재ㆍ배터리셀 생산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이번 기본협정 체결은 프로젝트의 첫걸음이다. LG컨소시엄의 총 프로젝트 규모는 약 90억 달러(약 11조77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 CATL도 이날 인도네시아 정부와 유사한 협약을 맺었다. CATL 프로젝트는 약 60억 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LG컨소시엄의 주축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이 회사가 원재료 가치 사슬 구축을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건 사실상 처음이다. 최근 니켈, 리튬 등 배터리 원재료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배터리 업체에 부담이 되는 와중에 LG컨소시엄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수억t(톤)에 이르는 대규모 광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LG컨소시엄, CATL과의 협정으로 배터리 생산, 투자 등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정부 측은 현지 언론에 "인도네시아가 세계 최대 배터리 산업 국가 중 하나가 되기 위한 중요한 단계에 왔으며,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정은 구속력이 없는 기본 협정이라 최종 계약이 성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밸류체인 단계마다 세부적인 계약을 체결해야 할 것"이라며 "대규모 광물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