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유통 한계, 자율주행ㆍ2차전지로 돌파
유니트론텍이 올해 1분기에 호실적을 거두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중간 유통 업체라는 특성상 이익률이 낮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율주행, 2차전지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주목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니트론텍은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 5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같은 기간보다 80.77% 신장했다. 매출은 941억 원으로 65.44% 증가했다. 작년부터 이어진 자동차 전장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하고 있는 영향이다.
유니트론텍은 마이크론, 마이크로칩, AUO 등 해외 벤더사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상품을 국내외 유통하는 업체다. 작년 말 매출 비중은 반도체 62.25%, 디스플레이 34.27%, 나머지는 2차전지 장비 등이다.
전기차의 등장과 함께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AVN(오디오ㆍ비디오ㆍ내비게이션), HUD(전방 표시 장치), 디지털 계기판 등을 도입하는 게 보편화하면서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 규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속에 유니트론텍은 지난해 매출 3920억 원, 영업이익 101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유니트론텍은 올해 역시 반도체 품귀 현상이 이어지면서 역대급 실적을 예상한다. 이와 관련해 4월 초에는 144억 원 규모의 유ㆍ무상 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고객사로부터 반도체의 안정적인 재고 확보를 요청받고 있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매입 자금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다. 유니트론텍은 올해 연간 실적이 2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증자에서 보이듯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제조사로부터 상품을 떼어 와 완성차 업체에 판매하는 중간 유통사의 성격상 이익률이 저조해 현금 동원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한계로 보여진다. 때에 따라 3~6개월 주기로 변동이 있으나 상품의 매입단가가 1년 기준으로 책정되는 것 역시 상품의 가격변동에 대한 대응력을 떨어뜨린다. 이에 따라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3% 전후 수준에 불과하다.
아울러 외부 차입이 많아 벌어들이는 수익의 상당수가 이자비용, 파생상품 손실 등으로 빠져나가 수익성을 저하하는 요인이다. 유니트론텍의 순차입금비율은 2017년까지만 해도 23.9%였으나 2020년 104.1%, 지난해 145.4%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유니트론텍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자율주행과 2차전지라는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2차전지의 경우 2020년 58억 원을 들여 관련 업체인 지피아이 지분을 38.7% 확보했으며 현재는 51.1%까지 늘렸다. 지피아이를 통해 수주량 증가에 따른 2차전지 설비 제조를 위한 생산 대응과 레이저 노칭, 차세대 디게싱 설비 등 신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다.
자율주행과 관련해서는 2018년 자율주행 모빌리티 스타트업 토르 드라이브 지분을 10%가량 취득한 데 이어 2019년 ‘AI 기반 자율주행 컴퓨팅 모듈 개발 및 서비스 실증 사업’을 작년 12월 완료했다. 현재는 후속 상용화 과제인 ‘Centralized 아키텍처 기반 레벨4 자율주행 컴퓨팅 플랫폼 상용화 기술개발’의 주관기업으로 선정돼 기업, 대학교 산학협력단, 수요기관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2025년까지 과제 수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선행과제의 개발성과물을 기반으로 NPU(Neural Processor Unit) 솔루션 파트너, 자율주행 풀 스택 SW 파트너와 협력해 MaaSㆍTaaS 시장을 타깃으로 본격적인 사업화를 위한 HWㆍSW 솔루션인 ‘Uni-Platform(가칭)’의 1차 프로토타입을 2023년 초에 출시할 목적으로 기획 및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