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위원이 금통위 의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14일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됐는데 그 역시 인상에 동의했다.
주상영 의장 직무 대행은 이날 통화정책결정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시로 의장 대행을 맡아 개인 의견을 개진하진 않았지만, 저도 이번 인상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동안 소수의견을 많이 냈었는데 금리 인상 속도 면에서 다른 위원들과 약간의 차이가 있어서였다”라고 설명했다.
‘비둘기파’ 주 의원을 포함한 6명의 금통위원 전원이 금리인상 의견을 냈다는 건 그만큼 우리나라 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뜻이다.
주 대행은 “올 초까지는 올 상반기 기준금리가 1.00~1.25% 정도 되는 게 적절하지 않나 싶었지만 2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물가 상승 압력이 가속화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도 3%까지 올라갔다”며 “앞으로 근원 인플레이션도 3%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물가가 치솟지만, 경기는 회복세에 있다고 판단했다. 주 대행은 “이번까지 합하면 네 차례 인상했는데, 기본적으로는 경기 회복세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서서히 조정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 회복의 속도에 일부 영향을 줄 수도 있겠지만, 여러 지표를 보면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수출 부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소비도 오미크론 확산 탓에 1~2월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3월 중순 이후부터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라며 “그런 긍정적인 요인들이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급등)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성장률이 지난 2월에 전망한 3%보다 다소 성장세가 낮아지겠지만 적어도 2% 중후반 정도는 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물가 상승률이 4% 정도라 높지만, 이 정도로 성장한다면 물가가 다소 높더라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따라 다음 추가 금리 인상이 언제일지, 연내 몇 차례 인상이 이뤄질지 등이 관심거리다. 물가 상승 속도와 경기 회복 정도,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스텝(한 번에 0.5% 인상) 등이 금통위의 향후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주 대행은 “금통위 의견이 이전보다 좀 더 다양해졌다. 물가를 보면 (금리를) 좀 더 높여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동시에 경기 하방 위험도 커졌기 때문”이라며 “오늘은 물가 상방 위험에 좀 더 중점을 뒀지만, 앞으로는 물가 상방 위험뿐 아니라 성장 하방 위험도 함께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고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연말 기준금리 2% 수준을 전망하고 있다. 5월 연속 인상에 대해선 관측이 엇갈린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채권전략 연구원은 “연말 기준금리 전망 2.00%를 유지한다”며 “인상 시점은 5월과 7월로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당분간 한국은행은 경제보다 물가에 집중할 전망”이며 “글로벌 원자재 가격 고려 시 연말에는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이어 "미국 등 대외 정책환경 변화보다 국내 상황에 집중하겠다는 기조도 유지하고 있다"며 "중립금리 수준 인상에 부정적이고, 대외 금리 역전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모습도 2.00% 이상 기준금리 도달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채권분석 연구원 역시 “분기당 1차례씩 인상해 연말까지 2.00%를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5월 연속 인상 가능성은 추가 인플레 악재가 유입되지 않는 한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