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4일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 출마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했다. 이르면 이달 말 교육감직을 내려놓고 3선 출마를 발표할 계획이다.
조 교육감은 이날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선 출마에 대해 “저에게 다른 경로가 없다. 장관 후보자가 자사고 정책을 역전시키려는 언급까지 나온 상황에서 기존 교육혁신의 길을 지키는 과제가 저에게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사임 후 출마 시점은) 4월 말이나 5월 초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선거를 치르면 교육감직을 사임해야하며 ‘직무정지 휴직’상태에 들어가며, 선거를 치른 후 6월 2일 복직해서 6월 30일까지 근무를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거리두기 조정안을 포함한 새로운 방역시스템이 적용되는 18일 이후 3선 출마를 공식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조 교육감은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자사고 유지·정시 확대 입장에 대해 “과거로 돌아가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김 장관 후보자가 자사고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안다. 김 후보자 개인 견해인데 새 정부의 교육정책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은 국민 공감대가 큰 주제이고 교육의 큰 흐름을 역전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진지한 검토가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대입 정책 중 정시 모집 비율을 확대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현행 서울 주요 대학들이 적용받는 4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조 교육감은 “학종전형이나 수시에 대해 교사 절대 다수는 찬성하는 반면, 학부모들은 반대하고 있다. 화해할 수 없는 지점에 와있는 만큼 대안이 필요하다”면서도 “정시비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국가교육위원회가 만들어지면 거기서 논의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능 비중을 확대하기보다는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시키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 조 교육감의 주장이다.
이날 조 교육감은 디벗 추진 현황과 교실 환경의 변화 사례도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이 디지털 전환과 미래교육체제 기반 조성을 위해 올해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 스마트기기 7만2070대를 지급하고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 프로그램인 '디벗'을 본격 추진한다는 게 골자다.
디벗은 ‘디지털(Digital)+벗’의 줄임말로 ‘스마트기기는 나의 디지털 학습 친구’라는 의미를 담았다. 디벗은 중학교 1학년부터 1인 1 스마트기기를 지원하는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 정책으로 학교 공동체의 디지털 역량을 향상하고 교수·학습 개선으로 개별 맞춤형 교육의 토대를 마련할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학생은 디벗을 통해 학습을 계획하고 수업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학급회의나 학생회, 동아리 활동 등의 창의적 체험활동도 경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교육청은 지난 2월 6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확보했으며, 6월 700억 원 상당의 추경을 통해 내년도 중학교 신입생에 대한 디벗 보급도 준비한다.
조 교육감은 “디벗으로 시작하는 서울교육의 디지털 전환은 수학 및 과학뿐 아니라 모든 과목에서 학생 맞춤형 교육이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