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가 급격히 줄면서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에 대한 구조조정 등 통폐합이 차기 정부에서 가속화할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 위기가 불거짐에 따라 역대 정부에서 지지부진해 온 대학의 자발적 구조조정 및 정원 감축이 이뤄질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4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워크숍에 참여해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방대 혁신방안’을 발표, 인수위에 제안했다.
앞서 교육계에서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사 수요가 줄면서 교원 모집 인원이 점점 더 축소될 것으로 관측돼 왔다. 최근에는 대학들이 비인기 외국어 교육학과들을 속속 통폐합하고 있다.
실제 부산대는 지난 1일 사범대인 독어교육과, 불어교육과를 인문대 독어독문학과와 불어불문학과로 각각 통합한다고 밝혔다. 한국외국어대도 독일어·프랑스어·중국어교육과를 ‘외국어교육학부’로 통합하고 올해 첫 신입생을 뽑았다.
김 석좌교수는 “통폐합에 인센티브를 부여해 지방 국립대간 통폐합을 적극 유도하고 교대의 경우 지역 거점 교원 양성기관으로 통합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역대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에 한계가 있었다는 교육계에 지적과 관련해서도 두 개의 대응책을 내놨다.
제1안은 지방대-수도권대 정원을 10%씩 일률적으로 감축한다는 방안이다. 이때 수도권과 지방대 정원비율은 6대 4로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제2안은 시장원리에 따라 충원율을 고려해 정원을 감축하는 방안이다. 이때 수도권과 지방 인구비율을 5대 5로 대입 정원을 조정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역대 정부에서도 대학 구조 조정 및 정원 감축은 진행돼 왔다. 국내 대학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지난 1980~1990년대부터 이미 저출산 추세가 뚜렷했기에 대학 구조 조정 논의는 일찌감치 시작될 수밖에 없었다.
노무현 정부 때는 국립대 통폐합과 정원 감축에 초점을 맞췄고, 이명박 정부는 부실 사립대 퇴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박근혜 정부는 모든 대학을 대상으로 정원을 감축하는 포괄적 접근 방식을 택했다.
다만 김 석좌교수는 “제대로 된 구조 조정이 없었다”는 평가다.
2000년 63만 명에서 2020년 27만 명으로 출생아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대학 신입생 정원은 아직 50만 명에 육박한다. 특단의 대책 없이는 정원 미달 상태가 갈수록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교육계에서는 대학의 구조조정을 유도할 수 있는 지원책이나 제도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 김 석좌교수는 설립자의 재산처분 재량권을 확대해 자발적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인수위에 제안했다.
그는 “‘사립학교 구조개선 촉진 및 지원에 관한법률(가칭)’을 제정해 사립대 자율적 구조조정 및 통폐합을 지원해야 한다”며 “학교법인이 설치 및 경영하는 대학 전부와 일부를 유무상으로 다른 학교법인이나 국공립학교로 이전하거나 신설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병준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아직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며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당선인 공약 중 대학 관련 주요 공약은 ‘대학 자율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