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세대의 아파트 매수세가 감소하고 있다. 여전한 집값 고점 인식과 함께 강화된 대출 규제가 원인으로 보인다.
4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3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36.03%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5월(32.1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3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해 9월 44.11%를 기록한 뒤 △10월 40.01% △11월 39.86% △12월 38.00% △올해 1월 37.54% △2월 36.03% 등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해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해 2030세대는 집값이 급등하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매수를 하며 부동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기준 2030세대 아파트 매입 비중은 약 31%로, 2019년 28.3%, 2020년 29.2%에 이어 해당 조사가 집계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에서 매수세가 컸다. 지난해 서울의 2030세대 아파트 매입 비중은 전체 41.7%로, 2020년 37.3%보다 4.4%포인트(p) 오르며 처음으로 40% 선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10채 중 4채는 2030세대가 산 셈이다.
특히 중저가 단지가 많은 지역 위주로 매수세가 몰렸다. 노원구의 경우 지난해 2030세대 매입 비중은 49.3%로, 2020년 38.6% 대비 10.7%p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관악구 역시 2030세대 아파트 매입 비중이 2020년 37.7%에서 2021년 47.3%로 크게 올랐다.
최근 2030세대의 매수세가 줄어든 건 집값 고점 인식과 더불어 강화되고 있는 대출 규제 때문이다. 지난해 7월부터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1단계를 적용, 올해 1월부터는 2단계로 강화되면서 가계대출이 2억 원을 초과하게 되면 상환능력에 따라 대출 한도를 제한받는다. DSR은 7월 한 차례 더 강화돼 1억 원 초과분부터 적용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2030세대에게 DSR 규제는 더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며 “여전히 집값도 비싸기 때문에 최근 매수를 포기하는 수순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대출금 이자 비용이 더 클 수 있어 2030세대가 작년처럼 적극적으로 아파트를 매수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양도세 완화 등 향후 다주택자들이 물량을 내놓을 시기에 입지 조건들을 살펴 급매 위주로 매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