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세들이 그룹 경영 전면에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29일 한화는 주주총회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한화는 한화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다. 한화생명, 한화건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주요 계열사를 두고 있다.
김 사장은 이번 선임으로 그룹 전체의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진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책임경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선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날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도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0월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 중인 최 전 회장이 떠난 자리를 채우게 됐다.
앞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도 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의 대표이사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아들인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도 각각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됐다.
이들 재벌 3세는 앞으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 신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사장은 2020년부터 맡아온 전략부문을 이끌며 우주항공 분야 등 미래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를 맡고 한화그룹의 우주사업 종합상황실인 ‘스페이스허브’를 지휘하고 있다. 김 사장은 스페이스허브-KAIST 우주연구센터 설립, 한화시스템의 우주인터넷 기업 원웹(OneWeb) 투자와 이사회 참여권 확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누리호 75톤(t)급 엔진 제작 성공 등 성과를 냈다.
최성환 총괄은 SK네트웍스를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하는 데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올해 디지털 기술, 블록체인 등 미래 유망 영역과 사업을 연계하는 선순환 투자 체계 기반의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할 계획을 밝혔다. 렌탈 사업 중심의 성장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의 실천 폭을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정기선 사장은 미래선박, 수소연료전지, 디지털, 헬스케어 등 4대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청정수소, 화이트바이오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강화한다. 지난 1월 ‘CES 2022’에서 정 사장은 “지난 50년 세계 1위 십빌더로 성장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인류를 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퓨처빌더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등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한다.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 주력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수소 등 새로운 사업도 본격적으로 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