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통화를 위한 실무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확정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민주 정부는 김대중 정부" 발언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이뤘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전화인터뷰에서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통화 계획에 대한 질문에 "현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되지 않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현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유럽에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쪽에 우선순위를 두고 통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첫 민주 정부는 김대중 정부"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김영삼 정부(문민정부)를 패싱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선 "당연히 1987년 이후 정부가 민주정부"라면서도 "그러나 김대중 정부는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처음으로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이뤘고 국제사회에서 자신 있게 민주주의 국가라고 선언하며 문화를 개방했다는 뜻에서 하신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달 25일 문 대통령의 원전 관련 지시에 대해 국민의힘이 대선개입 의도가 있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서도 "아무리 선거라고 해도 넘어야 될 선을 넘어선 안된다"고 반박했다.
박 수석은 2084년까지 원전 비율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는 정부의 정책 기조를 설명하며 "문재인 정부 정책을 완전히 폄훼하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국민에 전달해 왜곡된 선택을 할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 정확히 바로잡아서 드리는 것이 정확한 선거 중립이고 정치 중립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은 3·1절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이 '신냉전'을 경계한 것이 러시아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서도 "3·1 운동 즈음해서 세계정세를 돌아보면 동북아 사정이 오늘날과 비슷하지 않나. 이중패권, 공급망 갈등 등으로 자국 보호주의가 심해지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힘에 의한 평화를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그런 힘을 갖고 있는 자부심을 곁들여서 하신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박 수석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도 출연해 대(對)러시아 경제제재가 뒤늦게 결정됐다는 비판과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뒤집었다는 지적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박 수석은 "우리 정부가 러시아 제재에 머뭇거리다 우리 기업에 피해를 준다든가 우리만 러시아 제재에 빠졌다든가 이런 것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미국의 역외통제(FDPR·해외직접제품규칙) 대상에서 한국이 제외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FDPR 면제 국가가 된다고 해서 모든 물자를 수출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미국과 구체적인 협의를 계획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