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좁다” 주세법 개정후 날개 단 K-수제맥주, 해외 진출 활발

입력 2022-02-2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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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브루 수제맥주 '경복궁에일'과 '남산에일' (사진제공=카브루)
▲카브루 수제맥주 '경복궁에일'과 '남산에일' (사진제공=카브루)

코로나19로 음주 문화가 혼술·홈술로 재편되면서 수제맥주가 날개돋힌 듯 팔리고 있다. 여기에 맥주에 붙는 세금도 바뀌면서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수제맥주가 나왔고 이들이 해외 시장까지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새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24일 수제맥주 기업 카브루는 중국 창고형 대형마트 샘스클럽에 입점하며 중국 수제맥주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카브루는 "GS리테일을 통해 수출을 진행한다"며 "대표 제품인 '경복궁 에일'과 '남산 에일'을 샘스클럽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경복궁 에일과 남산 에일은 카브루와 GS리테일이 서울의 대표 상징인 경복궁과 남산을 고려해 함께 만든 제품이다.

카브루는 앞서 홍콩, 싱가폴, 몽골, 영국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해 2월에는 대만 3대 편의점 브랜드 ‘하이라이프(Hi-Life)’에 입점해 '구미호' 캔맥주 3종을 대만 전역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수제맥주 기업들이 매출 확대를 발판삼아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제주맥주
▲사진제공=제주맥주
지난 해 수제맥주 기업으로는 최초로 증시에 상장한 제주맥주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역에 제주 위트 에일, 제주 펠롱 에일, 제주 거멍 에일 수출에 나섰다. 현재 수출 국가는 맥주 종주국으로 꼽히는 독일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이다.

오뚜기와 협업해 선보인 '진라거'로 대박을 낸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도 지난 해 7월말 홍콩의 슈퍼마켓 체인 시티슈퍼에 입점해 있으며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와 일본, 중국 등으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수제맥주들이 해외 진출을 노릴 수 있는 것은 국내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덩치를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8년 633억 원에서 2020년 1180억 원으로 86% 늘었다. 내년에는 3700억 원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실제로 편의점에서도 매출을 급등했다. 지난 해 1월부터 11월까지 CU의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대비 268.2%나 급증했다. 2020년에도 640% 급증한 데 이어 2년 사이에만 매출이 10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의 수제맥주 매출도 각각 229.1%와 550.6% 증가했고, 이마트24 역시 같은 기간 210%와 272% 판매량이 상승했다.

수제맥주 열풍이 불게 된 배경으로는 2020년 개정된 주세법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술에 매기는 세금이 52년 만에 출고가가 아닌 용량을 기준으로 매기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국내에서 이전보다 더욱 다양하고 맛있는 수제맥주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에 수제맥주 회사들은 IPO(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유치하고 생산시설을 확대해 판로를 더욱 넓힌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난 해 상장한 제주맥주에 이어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3~4년 내 증시 상장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세븐브로이도 상장 대표주관사를 선정하고 IPO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카브루 역시 2023년 상장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제맥주 매출이 급격하게 늘면서 각 회사들도 상장을 통해 생산시설 확충 등에 나설 계획”이라며 “생산량이 늘면 자연스럽게 해외 진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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