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농업고용 등 다른 경제지표도 양호
높은 인플레·경제에 대한 우울한 전망 등 부정적 요소도 여전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팬데믹이 이어지고 있지만, 고용이나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8% 늘어나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소매판매는 미국 실물경기를 지탱하는 ‘소비’를 척도화해 전반적인 경기 건전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이보다 앞서 이달 초 발표된 1월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도 46만7000명으로 시장 전망치(15만 명)를 크게 웃돌자 일각에서는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양호한 상태를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19 방역 규제도 점차 완화하고 있다. 뉴욕과 매사추세츠 등 상당수 주 정부가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다. 캘리포니아주는 17일 미국 주 정부로는 처음으로 코로나19를 비상사태가 아닌 ‘관리 가능한 장기적 위험’으로 취급한다며 새로운 공중보건 접근 방식을 발표했다. 사실상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위드 코로나’ 전략을 마련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정상화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중단됐던 업무 패턴이나 사람들의 접촉, 지출 등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재조정되는 과정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가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미국 소비자 심리도 아직 위축된 상태다.
이에 백신 등장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면서 일시적으로 경기 낙관론이 힘을 받았다가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불거진 지난해 패턴이 올해에도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미크론의 전파력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발생한 노동력 감소는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는 데다가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이 소비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일부 병목현상은 최근 몇 개월 새에 해소됐지만, 전체 글로벌 공급망이 다시 원활하게 작동하기까지는 향후 수년은 걸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노동력 수급 불균형도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 팬데믹 초기 당시 실직하거나 퇴사했던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일터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이에 ‘뉴노멀 시대’가 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코로나19 충격이 완화하더라도 그 여파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새로운 변화가 곧 정상인 상태가 될 것이란 이야기다. NYT는 “공급 부족으로 문제를 겪었던 회사들은 앞으로도 더 많은 재고를 유지하는 등 비용 증가 부담을 감수할 수 있다”면서 “또 자동화나 원격 근무 형태도 영구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