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여 중소건설업체를 회원사로 둔 대한전문건설협회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전문건설 생존권 보장 촉구 궐기대회'를 진행했다.
앞서 정부는 2020년 12월 전문건설업 내 업종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방향으로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종전에 종합공사는 종합건설업체가, 단일(전문)공사는 전문건설업체가 맡아왔으나 업역 폐지로 종합·전문 공사 간의 상호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 지난해부터 공공 공사의 업역이 폐지됐고, 올해부터는 민간 공사의 업역도 상호 개방된다.
하지만 대기업이 많은 종합건설업체에 비해 영세한 전문건설업체는 경쟁에서 불리하며 종합업체들이 전문업체 시장을 일방적으로 잠식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통상 종합업체가 공사 전체를 수주하고 분야별 전문업체에 하도급을 맡기는데, 종합업체가 기존 하도급 분야까지 뛰어든다는 것이다.
지난해 상호시장 허용 공공수주 현황에 따르면 종합업체는 전문공사 1만3건 중 3081건(30.8%)을 수주했다. 반면 전문업체는 종합공사 8660건 중 646건(7.5%)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이성수 전문건설생존권대책추진위원장은 “전문업체 절규를 무시하고 정책을 추진한 결과 수천억 원의 대규모 공사를 시공해야 하는 종합업체가 2~3억 원짜리 소규모 공사 시장까지 싹쓸이 수주한다”며 “반면 전문업체는 면허가 여러 개 필요하고 종합등록기준도 갖춰야 해 진출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올해부터는 민간 공사의 업역도 상호 개방되기 때문에 전문건설사들의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기회는 평등할 것이라던 정부에서 약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지는 않고 오히려 유일한 먹거리인 소규모 공사를 빼앗고 있다”며 “강자인 종합업체는 별도의 노력 없이도 거의 모든 전문공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