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배당주’ KT의 주가가 예년과 다르게 배당락 여파를 빠르게 딛고 반등하고 있다. KT는 그동안 1~3월 주가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여왔다. 배당 수익 기대에 연말 반짝 올랐다가 배당락일 이후 한동안 지지부진한 흐름을 몇 년째 반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KT는 실적과 배당, 성장 매력까지 거머쥐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4.25% 올랐다. 지난 11일 종가는 3만1900원이다. 연말에 고점을 찍은 뒤 가파르게 하락, 석 달여 동안 내리막을 탄 예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7.72%, 경쟁 업체인 SK텔레콤이 5.18%, LG유플러스가 1.84%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KT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먼저 견조한 실적이 눈에 띈다. KT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617억 원)보다 128.4% 늘어난 3694억 원을 거뒀다. 이 기간 매출액은 6조6236억 원으로 6.7% 증가했다. 내용이 특히 좋았다는 평가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3098억 원)를 웃돌았고 일회성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내용이 좋았다”며 “5세대(5G) 통신 가입자 수가 638만 명까지 늘어 무선 서비스 수익과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각각 3.8%, 1.3%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주주환원정책 역시 주가 하단을 탄탄하게 받치고 있다. KT는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당 191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1600원대로 점친 증권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6.5% 수준”이라며 “앞으로 고배당의 매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흥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주당배당금 예상치가 2000원에 형성되고 있다”면서 “서서히 주가 바닥이 3만6000원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올해 나온 증권사 분석보고서를 보면 KT의 목표주가는 4만2000원~4만6000원에 형성돼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올 들어 각각 869억 원, 4298억 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올해부터는 안정적 실적 외에 새로운 성장 동력도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무선 사업의 안정적인 실적 개선부터 제휴 등을 통한 성장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면서 “손자회사인 케이뱅크 및 밀리의 서재 기업공개(IPO)로 기업가치도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