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의 수혜주는 은행주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의 주 수입원인 대출 금리가 오르는 이유에서다. 이 덕분에 4대 금융 지주(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상승세다.
하지만 이 흐름에 반대를 타는 은행이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한때 4대 금융지주를 능가했던 카카오뱅크(카뱅)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뱅은 전날보다 3.17% 하락한 4만28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8월 주식 시장에 혜성같이 등장한 카뱅은 공모가보다 37% 높은 5만37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9만4400원(2021년 8월 18일)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장한 달 카뱅의 시가총액은 40조 원을 넘기며 KB금융을 제치고 금융 대장 주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해가 바뀌며 카뱅은 이 자리를 KB금융에 내줬다. 카뱅의 주가는 내려가고 KB금융의 주가는 오르면서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KB금융의 주가 상승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시사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 은행이 대표 계열사로 있는 금융 지주에는 금리 인상이 호재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그에 따라 대출 금리도 높아져 은행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유에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수혜 보는 종목은 은행, 금융주가 유일하다”고 말했을 정도다.
증권가에서 미국이 연초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을 어느 정도 극복했다고 판단해, 4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우리 금융주들도 상승 가도에 올랐다.
연초와 비교해 KB금융은 18.44% 올랐다. 이 외 신한금융은 8.72%, 우리금융지주 21.48%, 하나금융지주는 14.75% 상승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27.58% 내렸다.
카카오뱅크의 추락은 같은 모회사를 둔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먹튀’에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말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8명은 보유 중이던 물량 44만 주를 상장한 지 한 달여 만에 매각하면서 약 900억 원을 챙겼다.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경영진의 주식 매각은 시장에서 악재로 작용한다. 경영진이 당시의 주가가 최고라고 생각한 후 파는 것이기에 경영진이 주식을 매각하면 주가는 하락한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각으로 카카오페이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기에 정부가 골목상권 침해를 들며 카카오에 칼을 빼 들 것이라고 했다. 이는 카카오와 계열사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리허설은 끝났다”며 “본격적인 실력 검증 시간이 도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함에 따라 연간 여신 성장률을 23.9%에서 14.8%로 하향한다”며 “이에 따른 이익 전망치도 하향함에 따라 목표 주가를 기존 7만3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타 은행과 비교되는 특징은 높은 성장성과 플랫폼 강점”이라며 “증권 거래 및 리테일 대상인 연계 대출의 시장 성장성은 직전 2년 대비 위축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 카카오 플랫폼의 경쟁력을 증명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