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반대 탓…"불가능 판단" "탈중앙화 반해" "이익공유, 증권도 가능"
그럼에도 李 미련…거래소 대표들에 "공감대 있으면 하고 싶다"
허백영 빗썸 대표 "새 투자시장·부 배분" 호평…업계 전반 기대감
정책본부 "공약화하기엔 실현가능성 떨어져…장기 검토로 넣을 수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와 1000조 원 부동산 개발이익 기반 가상자산 구상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 구상은 가상자산 전문가 그룹에서 제기된 것으로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통해 이 후보에 전달됐다. 그 후 이 후보가 지난해 11월 공식석상에서 “가상자산을 통한 부동산 개발이익 전 국민 공유”라고 첫 운을 뗐지만, 두 달이 지난 20일 현재까지 공약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당내 반대다.
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관계자는 “가상자산은 ICO(가상자산 공개) 허용 등 제도권 편입이 핵심이고, 가상자산을 통한 개발이익 공유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고, 한 민주당 의원은 “탈중앙화를 위한 블록체인으로 정부가 주체가 되는 가상자산을 만든다는 것부터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해당 구상은 김포공항 이전을 전제로 개발이익 1000조 원이 예상되는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고 자금 조달은 가상자산을 발급해 전 국민에 투자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 주도로 독자 가상자산을 발행해야 하는데, 탈중앙화에 반해 가상자산이 아닌 사실상 증권이 된다는 게 당내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부동산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건 꼭 가상자산이 아니더라도 국민주와 같은 증권을 통해서 얼마든지 가능해서, 가상자산을 탈중앙화라는 본래 성격에 반대되게 굳이 쓸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미련’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선대위 정책본부에 텔레그램을 통해 “국면을 뒤집을 큰 화두나 전략 정책이 안 보인다”고 다그칠 정도로 조급한 만큼 파격적인 공약이 절실해서다.
그는 전날 서울 강남구에서 가진 가상자산거래소 현장 간담회에서 “국민주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대규모 개발에 대한 이익을 나누는 참여 권리를 주고 그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하면, 참여 기회 자체를 팔 수 있게 가상자산과 결합하면 안정성이 높아지고 시장이 커지면서 이익이 더 생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공감대가 있으면 하고 싶다”며 동석한 거래소 대표들에 의견을 구했다.
허백영 빗썸코리아 대표는 이에 "블록체인으로 부동산을 잘게 쪼개 거래하면 모든 국민이 양질의 자산에 투자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대규모 개발과의 시너지가 어마어마할 것이라 새로운 투자시장이 열리고 사회적 부 배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이 구상을 마련한 가상자산 전문가 그룹 외에도 업계는 전반적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선대위와 온도차가 크다.
때문에 1000조 부동산 기반 가상자산이 공약화 될지 여부는 이 후보의 결단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업계의 호응과 당내 반대를 동시에 듣는 상황이라서다. 이에 당내에선 ‘장기 검토안’로 둘 수 있다는 절충 의견도 나온다.
선대위 정책본부 핵심관계자는 “이 후보가 부동산 가상자산을 공약화하려는 의지가 있는 건 맞지만 임기 내 시행한다는 약속인 공약으로 세우기에는 실현가능성이 너무 떨어진다”면서도 “가상자산 공약을 종합해 별도로 발표를 할 때에 장기적으로 검토하는 정책으로 끼워 넣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