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은 0.2% 상승 그쳐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면적을 갖춘 중형 오피스텔일수록 매매가격이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아파트 매매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하며 큰 폭으로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청약 요건도 까다롭지 않은 데다 대출 규제까지 비껴간 오피스텔에 수요가 몰렸다. 특히 아파트와 비슷한 중형 이상 오피스텔일수록 마감재, 설계 서비스 등에서 고급화가 가능해 인기를 끌었고, 매매가격도 초소형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오피스텔 가격 변동률 추이를 보면 전용 85㎡ 초과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년 대비 9.4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용 40㎡ 이하 초소형 오피스텔 가격이 전년 대비 0.2%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률 차이가 큰 폭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의 바로미터인 서울에서도 면적이 클수록 매매가격 상승률이 큰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울의 전용 85㎡ 초과 오피스텔은 지난해 하반기 매매가격 상승률이 전년 대비 6.41%로 높았다. 반면 같은 기간 전용 40㎡ 이하 초소형 오피스텔 가격 상승률은 전년 대비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실제로 지난해 중형 오피스텔에는 청약 통장이 몰리며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오피스텔 청약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12월 27일 기준) 전용 59㎡ 이상 주거용 오피스텔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50.1대 1에 달했지만, 전용 59㎡ 미만의 소형 오피스텔의 청약 경쟁률은 4대 1 수준에 그쳤다. 청약 건수도 전용 59㎡ 이상 오피스텔에는 86만8135건이 접수됐지만, 전용 59㎡ 미만의 소형 오피스텔에는 7만2899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아파트값 상승에 따라 오피스텔이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를 끌었는데 그중에서도 중대형 오피스텔은 고급형 마감재, 특화설계 서비스 도입 등으로 젊은층의 수요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오피스텔 시장도 급속도로 얼어붙는 분위기다. 올해 분양에 나섰던 충남 천안시 신불당 동문 디 이스트 트윈스타 B동은 전용 49~84㎡로 공급됐는데 전용 49~59㎡의 경우 곳곳이 미달됐고, 중형인 전용 84㎡의 경우 39가구 모집에 216명이 접수해 경쟁률이 5.5대 1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시세 차익을 노리고 오피스텔 매수에 나섰다면 올해는 매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여 연구원은 “오피스텔이 각광받은 이유가 아파트 대체재였기 때문인데, 앞으로 아파트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고, 올해부터 개인별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받아 대출을 끼고 투자하는 사람이 줄면서 거래도 감소할 것”이라며 “시세 차익을 노리고 중대형 오피스텔을 매매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