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을 무시하는 의원들의 태도는 2030을 대하는 기성세대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준석은 10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진 정당 대표임에도 의원들은 그를 자신들의 리더가 아닌 어린애로 취급하며 위협하는 것처럼 보였다.(27세 하 모씨, 경기도)".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2030유권자들은 '분탕질' 혹은 '내부총질'이라며 이준석을 비판하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직설화법에 익숙한 그들은 오히려 이준석의 태도나 문제 제기 방식을 비판하는 기존 국민의힘 지지층들에게 "남 탓하는 꼰대의 전형"이라고 공격했다.
그들은 이번 갈등의 원인이 윤 후보에게 있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 청년을 위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와 극적 화합에 나서며 갈등을 봉합했다. 갈등을 방치하면 국민의힘호 전체가 침몰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손을 잡은 것이다. 돌아온 이 대표의 당면 과제는 떠나간 20·30 표심을 가져오는 것이다.
당내에선 이번 국면에 대해 이 대표의 잘못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비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기자와 만나 "이 대표의 생각은 알겠지만, 지나치게 과한 부분이 있다"며 "윤 후보가 자세를 낮췄음에도 이 대표가 버릇없는 발언을 한 것은 도를 넘었다고 보는 의원들이 다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청년들은 이 대표와 갈등 과정에서 윤 후보가 보여준 모습이 표심을 떠나게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없으면 청년 표심이 떠나가는 상황임에도 이를 방관하는 듯한 윤 후보의 태도에 불만스러워했다.
경기도 하남시에 거주하는 양 모 씨(24)는 이번 갈등 과정에 대해 "이 대표는 도우려고 했던 건데 70·80대 지지자들은 유튜브나 보면서 이 대표를 욕했다"며 "윤 후보 뒤에 붙은 핵심 관계자들도 한 자리하려고만 했다. 당 기조와 안 맞는 인사들을 불러온 것이 이대남의 반감을 샀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청년 세대의 표심을 대표함에도 당 내부에서 이 대표를 무시한 태도가 불쾌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25세 여성 A씨는 "국민의힘 지지자가 아님에도 이 대표가 똑똑한 것은 맞다. 그런데도 당내에서 무시하는 태도가 너무 보여서 그게 좀 별로였다"며 "이 대표의 플랜을 전개하지 못하게 막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청년 표심은 오히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나 후보 교체로 기운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도덕성 리스크 탓에 20대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이다.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배달종사자 B(27) 씨는 "이 후보로 마음이 가진 않는다"며 "홍준표 의원으로 후보교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C(26) 씨는 "이 후보가 전과 4범과 여러 위험이 있어서 깨끗한 안 후보로 단일화한다면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교체론을 제기했다. 윤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들고 나온것도 이들의 표심과 무관치 않다.
윤 후보가 표심을 다시 얻기 위해서 필요한 전략으로는 정책을 강조했다. 양 씨는 "20·30대에게 인기를 끌었던 홍 의원이나 유승민 전 의원 등의 공약, 경제 정책을 자문을 구해서 가져오면 매력이 있을 것 같다"며 "후보의 부족함을 그렇게 채워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