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이달 들어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정유 기업들의 주가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공포가 완화되면 당분간 원유 수요가 유지되고, 정제마진도 빠르게 오를거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Oil(에쓰 오일)은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7거래일 동안 12.1%(9700원) 상승했다. 이날 오후 1시 46분 현재는 전날보다 1.45%(1300원) 내린 8만8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7만99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12월 들어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지난 7일 9만 원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현재 전날보다 0.22%(500원) 오른 22만75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달 30일 20만1500원을 기록한 후 지난 9일까지 8거래일 동안 11.2%(2만5500원) 올랐다. 한국석유는 이날 현재 전날 보다 0.45%(50원) 오른 1만1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1만250원에서 약 1000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5.29%(1만1000원) 오른 21만9000원에 거래중이다. 지난달 30일 19만4500원을 기록한 후 이틀을 제외하고 6거래일간 상승 중이다. 이날 상승 중인 극동유화(1.34%) 금호석유(0.84)도 12월 들어 오름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정유사들의 상승세는 하락 중이던 국제 유가가 이달 들어 상승세로 전환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가는 오미크론 바이러스 공포가 완화되면서 조금씩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9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42달러(1.96%) 하락한 배럴당 70.9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가격은 지난달 2일 배럴당 84.05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계속 하락하면서 지난 1일 65달러선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반등하면서 8일 72.36달러까지 올랐다.
당분간 원유 수요가 유지될 거란 전망도 나왔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는 “수요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며 “시장이 오미크론에 과도하게 반응했다”고 전했다. 아람코는 내년 1월 인도분 아랍 경질유 공식 판매가격(OSP)을 전월 대비 배럴당 60센트 인상해 벤치마크 유종인 두바이유의 평균 가격보다 배럴당 3.30달러 높게 책정했다.
증권가에선 오미크론 사태가 안정되면 유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오미크론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은 것으로 발표된다면 국제유가의 상승 전환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에너지 재고가 역사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원유 수급 타이트함이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정제마진이 급등할거란 관측도 나온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안정될 경우 정제마진이 빠르게 상승할 전망”이라며 “내년 1~2월 부터 긍정적인 백신효과가 나온다면 정제마진 상승과 이를 통한 정유 기업의 실적호전이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제마진 상승 동력으로는 너무 낮은 재고가 꼽힌다. 11월 말 기준 미국의 휘발유 재고는 1880만 배럴로 전년 동기대비 23.3%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3월 이후 5년 평균 재고 수준을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란 평가다. 11월 말 싱가폴 석유제품 재고도 4010만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25.5% 감소했다. 등·경유 재고도 800만 배럴로 49.5% 작은 수준이다.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감소도 정제마진에 긍정적 요인으로 파악된다. 지난 10월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은 101만1000배럴로 전년 동월대비 28.5% 감소했다.
백 연구원은 “상반기 큰 폭의 수출증가와 비교하면 이례적인 현상으로, 중국 석유제품 수출쿼터 축소 때문으로 보인다”며 “내년 상반기에도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감소가 지속되면서 아시아 정제마진은 매우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