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탐구할 기획 생겨
전문가 "더 나은 급여와 워라밸, 혜택 찾아 떠나고 있어"
신조어인 대퇴직은 일자리가 없어서 전전긍긍했던 이전 경기침체 때와 달리 자발적 퇴직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모습에서 비롯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팬데믹 현상이 기존 경제와 사회적 규범을 혼란에 빠뜨렸고 이로 인해 근로자들은 자신이 직장 생활을 통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재평가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이전까지 변화를 두려워했던 사람들이 과감하게 현상 유지를 깨기 시작했다. FT는 이런 사람들을 ‘스위칭 세대’라고 규정했다. 계속해서 직업을 바꾸는 세대가 등장한 것이다.
미국에선 9월 한 달에만 총 440만 명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2001년 8월 이후 20년 만에 최다 기록이다.
영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채용 전문 기관 랜드스타드가 이달 6000명의 영국인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69%가 향후 수개월 내로 이직하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직장을 구하는 게 걱정된다는 응답자는 전체 16%에 불과했다.
6개월간 스위칭 세대를 추적한 인적자원관리협회(SHRM)의 알렉산더 알론소 최고지식책임자(CKO)는 “팬데믹 시대 퇴사자 대부분은 더 나은 급여와 더 나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더 나은 혜택을 찾아 떠나고 있다”며 “그들이 투쟁하는 건 사무실로 복귀하기 위함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팬데믹 기간 가장 타격을 많이 입은 산업은 제조업과 레저, 서비스업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칭 세대의 등장에 기업들의 고민도 더 깊어지게 됐다.
포브스는 스위칭 세대를 맞아 기업들은 명확하고 일관된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공감 능력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의 업무 환경에 있어 디지털화에 맞춘 혜택을 제공할 것도 조언했다. 복리후생을 넘어 직원들이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의미다. 한 뉴욕 변호사는 “팬데믹으로 회사가 문을 닫은 동안 직원들에게 노트북과 같은 재택근무 장비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회사를 떠났는데 이와 같은 상황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재확산 중인 만큼 기업을 향한 스위칭 세대의 목소리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FT는 “궁극적으로 팬데믹은 끝나지 않았다. 직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끝날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며 “경제는 여전히 새로운 표준에 적응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