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사자’가 두드러지고 있다. 하반기 들어 공매도 강도가 강했던 종목 위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쇼트 커버링(공매도 청산) 가능성이 제기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꾸준히 코스피를 순매도했다. 지난해에는 24조 원, 올해 들어선 27조 원 넘게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는 각각 47조 원, 70조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부터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외국인은 2조6073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반도체 ‘대장주’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1조133억 원, 8612억 원어치 담았다. 뒤이어 크래프톤(6014억 원), 카카오(4460억 원), 삼성SDI(3951억 원) 등을 순매수했다.
오미크론 변이 이슈가 글로벌 증시를 덮쳤던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은 코스피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3거래일간 1조9928억 원가량 사들이면서 지수를 방어했다. 그중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만 9514억 원에 달한다.
다만 이러한 외국인의 순매수가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반기 들어 코스피가 하락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쇼트 커버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반대로 반등이 예상되면 빌린 주식을 되갚기 위해 환매수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급이 개선돼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쇼트 커버링이라고 한다.
김경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세가 나타나기 직전이었던 10월 말까지 올해 평균 공매도 금액과 지난달 이후 누적 순매수 규모를 대조하면 70% 이상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10월 말 기준 공매도 강도가 강했던 종목일수록 지난달부터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강했다. 10월 말 기준 하반기 평균공매금액이 높았던 삼성전자(20억8000만 원), 카카오(19억4000만 원), SK하이닉스(15억6000만 원) 등은 최근 두 달간 외국인 순매수 1위, 4위, 2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