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를 보이던 국내 면세점 매출이 3개월 만에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데다 변이 바이러스까지 출현하면서 면세점들의 표정은 굳어지고 있다.
1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6235억 원으로 전월의 1조7657억 원 대비 8.1% 감소했다. 올해 7월 이후 증가세를 이어오던 매출이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외국인 매출은 1조5349억 원으로 전월(1조7025억 원) 대비 9.8% 감소했다. 방문객은 4만7921명에서 5만1503명으로 늘었지만, 객단가가 낮아지면서 매출이 줄어들었다. 내국인 매출은 전월(632억 원)보다 40.2%나 증가한 886억 원을 달성했고, 방문객도 46만3263명에서 62만5338명으로 늘었다.
면세업계는 당초 지난달 매출 감소 조짐에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지난달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작되면서 해외여행이 이전보다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협정을 맺은 사이판으로 출국한 여행객 수는 올해 10월과 지난달 모두 2000명을 넘었다. 9월(904명)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증가했다.
방한 외국인도 늘어나고 있었다. 지난달 22일 싱가포르 여행객 10여 명은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에 방문했다. HDC신라면세점에서도 싱가포르인 10여 명이 면세 쇼핑을 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약 2년 만에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면세점에 찾아간 것이다.
하지만 면세업계의 기대감은 실망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상보다 더욱 커져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123명이다. 작년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5000명대를 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출현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오미크론 확산을 막고자 일본,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들은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를 계기로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연이은 악재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며 "전세계적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