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주인 삼성전자의 연말 배당금을 받기 위해서 지금 주식을 매수했다가 낮은 배당수익률에 실망할 수 있다. 왜냐하면 삼성전자는 배당금을 연말 기준으로 한 번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분기 배당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2020년에 삼성전자는 1주당 2994원의 배당금을 지급했었다. 1주당 주가 7만5000원 기준으로 3.7%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작년에 분기마다 354원씩 배당금을 지급했고 연말에는 특별배당을 추가해서 1932원을 주었다. 올해도 매분기마다 354원의 배당금을 주고 있다. 연말에 작년 수준의 배당금이 지급된다면 지금 기대할 수 있는 연말 배당수익률은 2.6%이고 만약 특별 배당이 추가되지 않는다면 수익률은 더 낮아질 것이다.
고배당주인 SK텔레콤은 배당정책이 바뀌었다. 2020년 까지는 중간배당금으로 하반기에 1000원을 지급하고, 연말 배당금으로 9000원을 주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2021년부터 2분기, 3분기말 기준으로 2500원씩 이미 지급을 했다. 예년수준으로 1주당 배당금 1만 원을 지급할 거라면 연말 배당금은 예년의 9000원 보다 크게 감소한 5000원이 될 것이다. 만약 중간 배당금을 지급한 것만큼 연말 배당금도 늘린다면 꽤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SK텔레콤은 3분기까지 순이익이 전년 대비 86% 늘어났기 때문에 고배당을 기대할 수 있지만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이익 증가가 17% 정도라 배당금 증액이 안 될 수도 있다. 계열사인 SK하이닉스 관련 지분법이익이 들어오면서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지 회사 자체 사업으로 인한 순이익 급증은 아니었다.
일시적인 배당금 증가로 인해 기대를 했다가 실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한국기업평가는 2019년말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들에게 1주당 무려 8618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예년보다 260% 이상 증액한 것이었다. 한국기업평가의 최대주주인 영국 신용평가사 피치의 결정에 따라 배당금을 상향했을 것이다. 2020년도 배당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아쉽게도 예년 수준의 배당금인 2907원을 지급하며 주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2019년말 배당금 기준으로 시가배당률은 14.2%였는데 2020년말은 2.6%에 불과했다. 주가는 실망감을 반영한듯 2020년 배당락일 이후로 현재까지 계속 우하향 추세이다.
상속이나 증여로 인해 배당금이 일정 기간 증액되는 경우도 많다. 최대주주가 2세나 3세에게 주식을 증여, 상속하면 수증인이나 피상속인은 그에 상응하는 상속·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우리 세법에서는 상속·증여세를 5년간 나누어 낼 수 있는 연부연납이 허용된다. 그래서 해당 기업도 상속, 증여 개시기간 동안 수증인이나 피상속인의 세원 마련을 위해 배당금을 많이 주곤 한다.
예를들어 천일고속 최대주주는 2015년에 3세 2명에게 주식을 증여했다. 2014년까지 배당금을 거의 지급하지 않던 회사는 2015년에 1주당 배당금 6000원, 2016년에 8000원을 지급하더니 급기야 2017년에는 1만5300원으로 크게 늘렸다. 다음해인 2018년과 2019년에도 6000원, 5000원씩 지급했다. 5년 동안 회사는 영업적자가 자주 발생했지만 고배당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에 부동산 처분과 차입금 증액도 마다하지 않았다. 주가 흐름 또한 고배당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동안 꽤 올랐으나 증여가 마무리되면서 주가는 고배당 전으로 회귀했다.
안정적인 배당주 투자를 위해서는 일시적인 이벤트 보다는 기업의 지배권이 안정되어 있고 꾸준히 실적을 내며 매년 일정수준 배당금을 지급했던 기업을 고르는 게 좋다. 지주사나 금융사, KT&G나 통신사 같은 독과점 성격의 기업 등이 그럴 것이다. 그리고 분기, 중간 배당 연연하지 않고 장기투자해야 오랜 기간 배당수익을 꾸준히 누릴 수 있다. 주가 상승으로 인한 자본수익은 덤이다.
2회에 거쳐 배당주 투자를 위해 반드시 체크해야 할 사항들을 점검했다. 흔들리는 증시에서 안정성 있는 배당주 투자에 관심이 많다면 이 글이 도움되었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