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요격 미사일인 '천궁'이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에 처음으로 수출될 전망이다. 사업 규모는 약 4조1500원에 달할 전망이다.
UAE 국방부는 16일(현지 시각) 공식 트위터에 "방어 역량을 질적으로 보충할 한국형 방공 체계 M-SAM(천궁)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계약 규모는 129억 디르함(약 4조1500억 원)이라고 밝혔다.
'걸프투데이' 등 UAE 현지 매체들도 이와 관련한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천궁은 노후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호크’를 대체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와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이 공동으로 개발한 중거리 대공 미사일이다.
천궁은 항공기 격추용 천궁Ⅰ과,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천궁Ⅱ 두 종류로 나뉜다. 이번에 UAE가 도입할 예정인 무기는 천궁Ⅱ로 알려졌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는 교전통제소와 3차원 위상배열레이더, 수직 발사대 등으로 이뤄져 있다. 발사대 1기에 8발의 미사일이 탑재된다. 최대 요격고도는 15㎞이며, 천궁Ⅰ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40㎞다.
천궁Ⅱ의 최대 속도는 마하 5다. 초속 5km로 떨어지는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다. 길이는 4m, 무게는 400㎏이다. 미사일 1발의 가격은 약 15억 원이다.
수직 발사대에서 미사일이 수직으로 솟구쳐 오른 뒤 방향을 급격히 틀어 목표물을 향하는 요격 방식이다.
2012년 개발에 착수한 천궁Ⅱ는 2017년 6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2018년 양산에 들어간 뒤 지난해 말 첫 포대 물량을 군에 인도했다. 2017년에는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이 계약을 앞둔 천궁Ⅱ의 구매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 수주에서 천궁과 최종적으로 경합을 벌인 무기는 이스라엘의 요격미사일 '바락’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UAE 원전 수출, 한국군 아크부대의 지속적인 파병 등이 이번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강은호 방위사업청장 등 우리 정부와 군 고위관계자들도 최근 UAE를 방문한 바 있다.
다만 UAE의 이런 공식적인 발언에 대해 우리나라 방위사업청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방사청은 이날 "구매국 정부가 계약 체결을 앞두고 구매 의지를 공식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계약체결에 긍정적 신호로 판단된다"라면서도 "세부적인 내용은 계약당사자 간 조율 중인 사항으로 확인이 제한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