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내후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8일 공개한 '차량 반도체 수급난 현황 진단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며 국내 자동차 업계가 반도체 업계와 손잡고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일부 존재하지만, 포드ㆍ폭스바겐 등 자동차업체들은 이 같은 품귀현상이 내년 상반기에서 길게는 내후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피니언ㆍST마이크로 등 반도체업체들도 이와 비슷한 전망을 하고 있다.
자동차 생산 예측업체인 오토포캐스트 솔루션은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올해 글로벌 생산 차질 규모를 1015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현대차ㆍ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반도체 확보를 위해 독일, 일본으로 출장을 다녀오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했고, 정부도 '차량용 반도체 단기 수급 대응 및 산업역량 강화 전략'을 발표하며 생산 차질 최소화를 지원했다고 전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현대차ㆍ기아는 올해 1∼3분기 누적 생산 실적이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4% 감소하는 데 그쳤다. 반면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 타국 경쟁업체들이 같은 기간 30% 전후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ㆍ기아의 글로벌 생산량 순위도 도요타와 폭스바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IHS마킷의 수치에 근거해 자동차 전동화 추세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올해 1325억 개에서 2027년 2083억 개로 연평균 8%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완성차 등 차량용 반도체 수요 기업은 반도체에 대한 예상 수요 등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국내 공급기업들과 공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보고서는 반도체 기업이 자동차 업계와의 연대ㆍ협력을 통한 적극적인 개발과 투자에 나서야 하고, 정부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기적 관점에서 고부가가치 미래 반도체 육성에만 집중할 경우 관련 생태계 확장이 지연될 수 있어서 다양한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폭넓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