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도 미국에서 업계 평균 이상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제네시스는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새로 썼고, 친환경 차 판매는 200% 이상 급증했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ㆍ기아는 10월 미국 시장에서 11만4128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0월보다는 0.4% 감소한 수치지만, 타사와 비교하면 선전했다. 스바루(-40%), 토요타(-28.6%), 혼다(-23.5%) 등은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보다 판매가 20% 이상 급감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총 6만2061대를 팔았다. 지난해 대비 6.2% 증가한 수치. 특히,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해보다 5배가량 늘어난 5300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차종별로는 투싼이 9735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팰리세이드(8670대)와 아반떼(8446대)가 뒤를 이었다. 베뉴와 팰리세이드, 코나는 10월 판매량으로 최고, 넥쏘는 월 판매량으로 최고를 각각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GV70이 1869대, GV80이 1505대 팔렸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HMA) 판매 담당 수석 부사장은 “우리 제품 포트폴리오에 대한 수요가 높은 가운데 전체적으로 우리는 계속해서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아는 지난달 텔루라이드와 포르테가 판매 실적을 이끌며 총 5만2067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0월보다 7.2% 감소한 것이다. 차종별로는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7695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K3 7523대와 K5 7427대 순으로 많이 판매됐다.
현대차와 기아의 1∼10월 누적 판매량은 128만960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3% 증가했다. 현대차는 68만2016대로 32.9% 늘었고, 기아는 25.4% 증가한 60만7592대로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넘겼다.
양사의 친환경 차의 판매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현대차ㆍ기아의 친환경 차는 10월까지 총 1만1466대가 팔려 지난해 대비 221.8% 늘었다. 현대차 7330대, 기아 4136대로 지난해보다 각각 262.7%와 168.2% 증가했다.
이 중 하이브리드는 2208대 팔린 투싼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총 9290대가 판매됐다. 전기차(2113대) 판매는 210.3% 증가했다.
에릭 왓슨 기아 미국법인(KMA) 판매 담당 부사장은 “올해 10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보다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한 데서 입증되듯 기아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다”라며 “계속되는 공급망 이슈와 반도체 부족에도 불구하고 가용 공급량과 탄탄한 고객의 관심이 강력한 연말 실적을 거두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