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토스처럼'…은행ㆍ증권ㆍ보험 '슈퍼 앱' 출시 지원

입력 2021-10-28 17:04 수정 2021-10-2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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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ㆍ은행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ㆍ은행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KB스타뱅킹’ 앱에 그룹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담으면서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의 미래를 보여줬다. 과거 시중은행들은 앱을 가볍게 만들기 위해 기능별로 쪼개 앱을 만들었으나,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그룹 앱 간 연결성을 높일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금융 소비자들은 한 은행의 여러 앱을 다운받지 않고도 1개의 앱에서 각종 금융 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28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5대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은행)장과의 첫 간담회에서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를 언급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란 앱 하나에서 은행, 보험, 증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그간 은행들은 여러 기능을 하나의 앱에 담으면 앱이 무거워져 서비스 속도가 느려진다는 점, 앱을 합칠 경우 규제에 걸릴 수 있다는 불확실성 등 때문에 기능마다 앱을 분리해왔다.

과거 국민은행은 모바일 뱅킹 ‘KB스타뱅킹’, 간편 뱅킹 앱 ‘리브’, 대화형 앱 ‘리브 똑똑’ 등을 포함해 KB스마트원통합인증, KB스타알림, KB스타뱅킹미니, KB부동산리브온, KB스마트대출서비스지원, KB마이머니, KB글로벌스타뱅킹, KB브릿지, KB골드앤와이즈, 리브KB캄보디아 등 20개 넘는 앱을 운영해왔다. 국민은행은 소비자가 이용할 기능에 맞춰 선택해 앱을 다운받을 수 있게 하는 전략을 취했다.

금융권에서는 고 위원장이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를 말한 배경에 대해 은행들이 토스처럼 원앱 전략을 취해도 된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국민은행은 최근 KB스타뱅킹에 KB증권의 ‘이지 주식 매매’ 서비스, KB국민카드의 ‘KB페이 간편결제’, KB손해보험의 ‘스마트 보험금 청구’ 등을 더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그룹 앱 간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통합한 것”이라면서도 “원앱 전략은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도 현재 운영 중인 스마트뱅킹, 콕뱅크, 올원뱅크, 스마트NH농협카드 등 7개 앱을 2024년까지 3개 앱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이 앱을 쪼개던 과거에서 현재처럼 앱을 합치는 움직임에는 토스의 원앱 전략이 결정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토스는 토스 증권과 토스 뱅크를 오픈하면서 새로운 앱이 아닌 기존 토스 앱에 담으면서 탭만 달리했다. 토스가 원앱 전략을 고수한 이유는 소비자가 일일이 앱을 다운받아야 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였다. 홍민택 토스 뱅크는 지난 9일 출범하면서 “원앱 전략으로 고객들이 별도의 노력 없이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며 “(앱을 새롭게 출시하지 않아) 마케팅 비용도 아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중은행들이 대표 앱에 그룹사 간 앱의 기능을 끌어오면서 소비자가 여러 앱을 다운받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몇 가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표 앱이 다운될 경우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없다는 점, 인터넷전문은행보다 복잡한 상품을 다루는 시중은행은 원앱 전략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로 금융) 접근성이 편해지겠다”며 “시중은행은 고도화된 상품은 원앱에 녹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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