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올랐다” 서학개미, 테슬라 팔고, 사는 이 주식

입력 2021-10-27 14:54 수정 2021-10-2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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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서학개미인 박모(36)씨는 지난달 말 600만 원가량 차익을 남기고, 보유하고 있던 테슬라 주식을 팔았다. ‘천슬라’(테슬라+1000달러)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투자심리가 과열됐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이달 초 나스닥 100 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쉐어 울트라 QQQ(ETF)에 4000만 원을 투자했다. 박씨는 “시장이 출렁이더라도 한 번쯤 강하게 오를 것 같아 과감하게 매수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최모(47)씨는 최근 미국 뉴욕 증시의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루시드 모터스 주식에 3000만 원을 투자했다. 루시드가 생산을 시작한 전기차는 주력 세단 ‘에어드림 에디션’이다. 1만3000대 이상 사전 판매 예약을 받았다. 최씨는 “테슬라 주가가 너무 올라 투자하기는 부담돼 대체재 성격으로 루시드를 샀다”고 말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포스트 ‘테슬라’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테슬라 주가가 1000달러를 웃돌며 고공행진하자 가격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루시드 모터스, 상장지수펀드(ETF)등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예고, 글로벌 공급난 등 여러 악재로 세계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차익 시현 후 분산 투자에 나선 것으로도 보인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10월 1~26일)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14억1011만 달러(한화 약 1조6453억 원·이하 환율 1,166.80원 기준)어치 사고 팔았다. 가장 많이 판 주식도 테슬라였다. 매도액은 7억5944만 달러(8859억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2위인 프로쉐어 울트라 QQQ(ETF) 거래 금액은 10억5209만 달러(1조 2273억 원)을 기록했다. 3위인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 거래 금액인 6억6944만 달러(7809억 원)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었다.

서학개미가 테슬라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산 주식은 뭘까. 프로쉐어 울트라 QQQ(ETF)로, 6억1558만 달러(7183억 원)을 매수했다. 해당 ETF는 나스닥100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며, 등락에 따라 세 배의 수익 또는 손실이 나는 구조다.

모두가 테슬라를 판 것은 아니다. 이 기간 서학개미는 테슬라 주식 6억5066만 달러(7593억 원) 어치를 새로 샀다. 테슬라가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해외 증권사의 목표주가 상향, 렌트카 회사 허츠(Hertz)의 전기차 10만 대 주문 등 호재가 겹치며 매수세가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를 3억9100만 달러(4565억 원) 어치 순매수했다. 미국 반도체 우량 종목 30개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ASML 홀딩스 주식은 3억438만 달러(3554억 원), 애플 2억6658만 달러(3112억 원), 알파벳 2억1662만 달러(2529억 원) 등도 서학개미 장바구니를 채웠다.

전문가들은 고위험 ‘ETF’투자에 신중할 것을 당부한다. 기업 가치가 아닌 ‘돈의 힘’으로 주가가 오른 만큼 언제든 급락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에너지 대란과 공급망 차질, 정책 불확실성 등 악재들은 11월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가격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적 전망 상향이 재개된 것은 긍정적이며, 10월 말 S&P 500 내 영향력이 큰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발표까지 확인한 후, 시장의 관심은 연말 경제 정상화와 소비 회복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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