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재건축, 국제업무지구, 용산공원 등 호재 계속
서울 용산구 이촌동 ‘LG한강자이’ 아파트 전용면적 169㎡형이 지난 4일 34억5000만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은 2월 32억 원에 거래된 후 8개월 새 2억5000만 원 올랐다.
이촌동 ‘이촌한강맨션’ 아파트 전용 121㎡형도 3일 40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매매값이 3.3㎡당 무려 1억 원을 넘어선 셈이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의 직전 신고가는 1월 30억5000만 원이었다. 9개월 새 무려 9억5000만 원 올랐다. 현재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는 42억 원이다.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 옥죄기·금리 인상·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아파트 매수심리가 줄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하는 추세지만, 용산구 아파트값은 되레 상승 폭을 넓히며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18일 기준 용산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8% 올랐다. 용산구 아파트값은 △9월 20일 0.21% △9월 27일 0.23% △10월 4일 0.24% △10월 11일 0.26% △10월 18일 0.28% 상승하며 4주 연속 오름폭을 키웠다.
용산구 아파트값 상승 원인은 향후 있을 대규모 개발사업들이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용산구 이촌동 일대 아파트들이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촌동 건영한가람·코오롱·강촌·한강대우아파트 등은 리모델링 사업을, 한강맨션·한강삼익아파트 등은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촌동 D공인 관계자는 “이 인근 아파트들은 입지가 좋을 뿐 아니라 여러 정비사업이 예정돼 있어서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다. 쉽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용산 일대 집값 상승을 이끄는 요소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용산역 일대 56만㎡를 대규모 국제업무지구와 상업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오 시장은 취임 이전부터 사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서울시는 이 사업을 용산정비창 인근 용산전자상가와 연계해 개발하는 방안을 내놓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을 검토 중이다. 연내 개발을 위한 최종 가이드라인이 발표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용산은 도시 개발의 중심에 있는 지역”이라며 “국제업무지구뿐만 아니라 용산공원 등 여러 개발 이슈가 집값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