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충청 대표' 이완구 전 국무총리 별세…20년 정치 인생은

입력 2021-10-14 11:51 수정 2021-10-1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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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출신에 총리까지 '승승장구'…한때 '포스트JP'
'성완종 리스크' 연루 의혹…63일 최단명 총리 불명예
2017년 12월, 대법원 무죄 확정…사실상 지난해 은퇴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충청권 대표 정치인으로 불리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충남 홍성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양정고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재학 중이던 1974년 행정고시(15회)에 합격했다.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경제기획원에서 사무관으로 잠시 근무하다 경찰로서의 제2의 인생을 찾아 고향인 홍성에 최연소 경찰서장(31세)로 부임했다. 이후에도 최연소 경무관(39세)이 됐다.

1995년 2월 충남지방경찰청장을 끝으로 정치권에 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1995년 민주자유당에 입당 후 1996년 총선 때 신한국당 후보로 유일하게 충남 청양·홍성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됐다.

이후 1998년 김종필(JP) 총재가 이끌던 자유민주연합(자민련)에 합류해 대변인과 원내총무(원내대표)를 지냈다. 당시 김 총재는 그의 정무감각을 높이 평가했다. 한때 '포스트 JP'로 불리기도 했던 이유다.

2000년 총선 땐 재선에 성공했으며 이후 수년간의 정치 공백기간을 두고 미국에서 생활했다. 귀국 후 한나라당으로 돌아가 2006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충남지사에 당선되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이명박 정부가 애초 계획이었던 세종시 원안을 바꿔 정부 부처 대신 기업이 입주하는 수정안을 추진하려 하자 이에 반발해 "충남도민의 소망을 지켜내지 못한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임기 도중 사퇴했다. 이것을 계기로 세종시 원안을 사수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정치적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뒤 2013년 4월 재·보궐선거에 출마에 충남 부여·청양에서 다시 금배지를 달았다. 2014년 5월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어수선했던 집권 여당 새누리당의 원내대표로 추대됐다. 원내대표 시절 그는 세월호특별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정홍원 국무총리를 교체하기 위해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를 지명했다. 하지만 잇따라 낙마했고 결국 충청권 출신이자 정치인인 그를 2015년 1월 총리로 지명했다. 야당이 강하게 반발했지만, 결국 취힘했다.

하지만 그의 총리생활은 그리 길지 않았다. 취임 두 달이 채 안 된 상황에서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 터졌고 연루설이 불거지며 결국 취임 63일 만에 총리 자리에서 물러났다. 역대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된 셈이다.

국무총리에 올라 승승장구하며 충청권을 대표할 대권주자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예상치 못한 정치적 위기로 충청 대망론은 이루지 못한 것이다.

이후 2년여에 걸친 재판 끝에 2017년 12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그동안 깊어진 상처와 고통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총선 당시 자유한국당의 적극적인 출마 제의에도 불출마를 선언, 정계에서 사실상 은퇴했다.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2년 초 다발성골수종(혈액암의 일종) 판정을 받아 8개월 간의 항암치료를 받고 완치했다. 하지만 최근 암이 재발해 다시 투병생활을 이어가다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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