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장의사가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다. 탬파/AP뉴시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4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부모나 조부모 등 보호자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1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집계 결과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18세 미만 미성년자 14만2367명이 주거 등 기본적인 보살핌을 제공하는 부모와 조부모 등 보호자를 잃은 것으로 추산됐다. 사실상 미국 어린이 500명 중 1명이 보호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특히 고아 위기에 놓인 미성년자 상당수가 유색·소수 인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등 1차 보호자를 잃은 미성년자 중 65%는 유색·소수 인종이었다.
CNN은 코로나19로 부모 중 한 명이나 조부모를 잃은 아이의 경우 학대를 받거나 빈곤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CDC 연구팀도 해당 조사 결과를 소아학회지에 발표하면서 "코로나19로 부모를 잃는 것은 정신 건강은 물론 학교 교육, 낮은 자존감, 성적, 자살 충동, 성적 학대, 착취 위험에 연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코로나 대유행으로 많은 아이가 고아 신세가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2차 비극"이라며 "보호자를 잃은 아이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돌보기 위해 긴급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