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도체ㆍ디스플레이 관련 소재 수출 규제로 발생한 한일 경제갈등으로 인해 양국 간 교역이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5일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정권 출범을 계기로 한일 경제관계 변화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과제를 발표했다.
우선 2019년 7월 일본 수출 규제로 최근 2년 누계(2019년 하반기~올해 상반기) 한일 간 교역은 규제 전 2년 누계(2017년 하반기~2019년 상반기)보다 9.8% 감소했다.
일본의 대 한국 직접투자는 규제 전 2년 21억9000만 달러에서 규제 이후 2년 15억7000만 달러로 28.5%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일본 직접 투자는 24.4% 늘었다. 전경련은 이에 대해 "2017년 11월 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ㆍ미ㆍ일 컨소시엄의 도시바메모리 인수 결정 이후 후속 투자가 이뤄진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본이 규제한 반도체ㆍ디스플레이 관련 3개 소재(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수입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3개 소재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일본 수입총액은 규제 전 2년 누계(2017년 하반기~2019년 상반기) 7억295만 달러에서 규제 후 2년 누계(2019년 하반기~올해 상반기) 7억246만 달러로 0.67% 감소했다.
아울러 3개 소재에 대한 대일 수입의존도 또한 규제 전 75.9%에서 규제 후 74.6%로 1.3%포인트 줄었다.
전경련은 "정부와 기업이 일본의 규제조치에 신속 대응했다"며 "일본 정부도 2019년 8월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두 차례 허가하고 같은 해 12월 포토레지스트 1종에 한해 수출규제를 개별허가에서 특정포괄허가로 완화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다만, 불화수소의 경우 올해 상반기 대일 수입의존도는 2019년 상반기 대비 31.7%포인트 줄었다.
우리나라 기업이 수출규제 이후 중국산 불화수소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및 품질테스트 과정을 거친 국산 불화수소 활용을 확대한 결과이다.
우리니라 내 일본계 외국인 투자기업의 2019년 매출은 전년 대비 9.4% 감소했다. 기업 수는 2.4% 줄어들었다.
수출 규제 이후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진 데 따른 영향이다.
같은 기간 일본에 투자한 우리나라 기업 매출은 10.2% 감소했다. 기업 수는 11.3% 줄어들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2019년 7월 이후 약 2년 간의 한일 간 경제갈등은 실제 3대 수출규제 품목의 대일 수입 감소분은 미미한 반면, 반일ㆍ혐한 감정 등 부정적 효과 등으로 양국 간 교역․직접투자․인적교류 등을 감소시켜 경제적 피해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에 새로운 정권이 출범한 만큼 실효성을 상실한 한일 상호 수출규제는 외교 문제와 분리해 양국 통상당국 간 공식 협상을 통해 조속히 종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