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파트 매매·전셋값 ‘쌍끌이’ 급등… 알고 보니 ‘외지인 투자’?

입력 2021-09-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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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전셋값 상승률 수도권 제외 1위
서울 거주자 매수 전년 比 155% 증가
“비규제 영향…내년 입주물량 적어 불안”

▲제주도 주택시장이 뜀박질을 하고 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에서 바라본 제주 도심 모습. (연합뉴스)
▲제주도 주택시장이 뜀박질을 하고 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에서 바라본 제주 도심 모습. (연합뉴스)
제주 주택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아파트값 상승률이 최근 10년 새 최대폭으로 뛰는가 하면 올해 하반기 들어 10억 원을 훌쩍 넘긴 단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타 지역 거주자들이 아파트를 사들이는 원정 투자도 늘고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9월 첫째 주(6일 기준) 제주 아파트 매매·전셋값은 각각 0.49%·0.41% 올라 수도권을 제외한 8개 도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제주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이번 주까지 15.65% 올랐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5월 이래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10억 원을 웃도는 거래가 속속 이뤄지며 ‘10억 클럽’ 가입 아파트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시 연동 ‘e편한세상 2차’ 전용면적 119㎡형은 이달 1일 12억5000만 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1월만 해도 10억 원에 거래됐으나 8개월 만에 2억 원 넘게 오른 것이다. 현재 호가는 12억~13억 원대에 형성돼 있다. 제주시 노형동 ‘노형 e편한세상’ 전용 163㎡형은 7월 12억4500만 원에 팔렸다. 이는 5월 11억5000만 원에 거래됐던 종전 최고가보다 9500만 원 오른 금액이다. 현재 시세는 13억 원에 달한다.

노형동 A공인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전국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제주에서도 육지 집값과 ‘키 맞추기’하는 양상”이라며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아파트 매수에 가담하는 경우가 요즘 들어 부쩍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전셋값까지 끌어올리는 형국이다. 지난해 상반기 3억5000만 원 수준이었던 서귀포시 강정동 ‘유승한내들 퍼스트오션’ 전용 101㎡형의 전세보증금은 3월 5억5000만 원으로 1년 새 2억 원가량 올랐다.

제주 아파트값은 2017년 3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고 ‘차이나 머니’ 유입이 시들해진 것이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부터는 분위기가 반전됐다. 사실상 전국이 정부 규제의 사정권에 들면서 비규제지역인 제주에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제주에선 청약통장 가입 후 6개월이 지나면 청약 1순위 자격이 생기며 집값의 최고 70%(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부동산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제주지역에서 거래된 아파트 3867가구 중 26.5%(1024가구)는 외지인이 샀다. 올 상반기 서울 거주자의 제주도 아파트 매수는 253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99건)과 비교하면 155.5% 증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새롭게 비규제지역으로 떠오른 강원·제주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제주의 경우 내년엔 입주 물량이 더 줄어들 전망이라 매매·전셋값 불안이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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