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포식자 카뱅 下] “ICT-은행 건전한 긴장 관계가 카뱅 성장 이끌어”

입력 2021-08-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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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이용우 의원

한국투자금융 측 인사로 공동대표 맡아 회사 뼈대 함께 만들어
‘카카오’ 윤호영 대표와 견해차 컸지만 조율 통해 해답 찾아
인터넷은행 비대면 특성상 고객 관리에 취약, 보완해 나가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카카오뱅크가 성공한 이유는 전혀 다른 양쪽이 만나, 어느 한쪽이 주도하지 않고 굉장히 팽팽한 긴장 관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가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카뱅의 성공의 배경을 긴장감이 가득했던 조직 내 분위기를 꼽았다.

이 의원은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무 시절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 공동 대표를 맡았다. 지금의 카뱅의 뼈대를 만드는 작업에 참여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16년 한국카카오를 자회사로 편입해 카뱅 본인가 과정에 참여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팽팽한 긴장감’이란 카카오 측 인사인 윤호영 대표와 한국투자금융 쪽 인사였던 이 의원 사이에서 형성됐다.

이 의원은 “가입절차만 봤을 때도 ICT 쪽은 프로세스를 단순화하려고 전체동의를 하게끔 만들지만 금융사는 규정상 필수동의, 선택동의를 둬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 같은 부분에서도 양쪽 의견이 팽팽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윤 대표와 견해차가 컸던 만큼 상대방의 의견을 수렴하고 절충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했다고 회상했다. 카뱅앱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이 의원의 의견이 반영됐다. 카카오 측은 은행앱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겠다고 했고, 한국투자금융 쪽은 외주를 주자고 주장하면서 이견이 생겼다.

이 의원은 “은행앱에 필요한 코어뱅킹 시스템을 카카오 측에서 개발하겠다고 했다. 이 코어뱅킹 시스템은 어느 은행이나 다 똑같기 때문에 외주를 주자고 했다. 심지어 해외 컨설팅그룹 관계자들도 코어뱅킹을 자체 개발한다는 점을 황당해했다. 결국 코어뱅캥 시스템은 전북은행 것을 사 왔고 정보처리계 시스템은 자체 개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 의견을 반영한 결정도 있었다. PC를 거래 수단에서 제외한 것이었다. 금융회사 시각에서 이해되지 않았던 이 의견도 고객 정보 유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받아들였다. 이 의원은 “고객 정보 유출은 디바이스간 연결될 때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PC에 공인인증서를 저장했는데, 그 PC를 누군가 탈취했을 때 발생할 수 있다”며 “(PC 디바이스가 없으니) 다른 은행이 PC로 처리하는 프로세스를 카뱅 앱에 반영해야 해서 어려움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반된 의견이 거의 매일 나왔다”며 “건전한 갈등이었고 그런 이해 차이를 인정했던 것이 카뱅이 안착한 중요한 문화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카뱅이 플랫폼 성격을 십분 활용해 협력업체들의 경쟁을 유도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주식연계계좌를 처음에는 한국투자증권이랑만 했고, 성과가 좋으니 한투에서 한투 고객만 쓰면 안 되냐고 제안했었는데 특정 회사에만 혜택을 주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금융회사랑 연계대출을 할 때도, 카드사와 연계할 때도 일부 금융회사는 독점으로 진행하는 줄 알았지만 참여 의사를 밝힌 해당 회사들에 상품 특성을 다르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보니 혜택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 후발주자들이 이 같은 조직 내 건전한 긴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카뱅을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고객관리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가 왔다고 분석했다. 카뱅은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오프라인 지점이 없고 비대면으로 응대 중이다. 고객센터로 운영되는 곳은 서울 용산구에 있는 서울오피스 한 곳뿐이다.

이 의원은 “서울고객센터는 인하우스(내부) 프로세스”라며 “일회용비밀번호(OTP)를 발급하는 등 중요한 은행 업무를 외주 직원을 통해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ICT 쪽은 고객관리를 당연히 외주를 준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커서 아마 케이뱅크나 토스뱅크도 이런 부분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뱅 비용 중에 많은 부분이 ATM 수수료 비용으로 나가는데 지점 몇십 개 운영하는 것과 똑같다”며 “지금까지 카뱅이 고객센터를 많이 늘리지 않았던 것은 카뱅 챗봇 상담이 큰 역할을 했다. 앞으로 고객센터를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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