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거리두기!”, “그쪽, 거리두기”, “거기도, 거리두기 하자!”
2학기 개학 첫날인 17일 오후 12시, 세종시 A 중학교 급식실 앞에는 점심을 마친 학생들을 통제하는 교사와 방역도우미들이 바삐 움직였다. 학생들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반갑기만 하다. 교사들의 거리두기 지도에 잠깐 떨어졌다가도 이내 다시 부둥켜 이야기를 나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전국 중ㆍ고교 상당수가 불안한 2학기를 시작했다. 초등학교는 한 주 뒤인 23일부터 개학하는 곳이 많다.
급식 지도를 나선 A 중학교 교감 “아무래도 성인이 아닌 미성년자인지라 방역과 감염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진다"며 "교사들이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쓰지 않으면 통제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39명의 교직원으로는 부족해 각 반에 ‘학생 방역도우미’를 한 명씩 뽑아 창문 환기 등 ‘방역 반장’ 역할을 맡겼다”며 “이에 대한 시간별 봉사활동시수를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 취약지점으로 꼽혔던 급식실은 안정적으로 운영됐다. A 중학교는 2시간의 점심시간 동안 3학년과 1학년이 먼저 식사를 하고 2학년이 식사를 하는 학급별 시차 방식으로 운영했다. 세종교육청에서 지원한 방역도우미들은 학생 간 거리두기에 전력했다.
다만 학생들이 쉬는 시간은 방역 사각지대였다. 과목별 교사들까지 나서 학생들의 모임을 통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교내에서는 1m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안내를 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B(15) 양은 “학교에서 친구들이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혹시나 하는 감염 우려가 생긴다"며 "학습에 영향을 끼칠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 학교 교감은 “우리 학교는 전면 등교를 하고 있다”며 “세종교육청으로부터 5명의 방역도우미를 지원받았으나 추가로 4명을 더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등교를 반기면서도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이날 개학한 강서구의 C 초등학교에 자녀를 배웅한 한 학부모는 "제대로 하지 않는 원격 수업보다 등교를 해서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게 되니 반갑다"면서도 "마스크를 벗게 되는 급식시간이 제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만 믿는다"고 덧붙였다.
교실로 들어가기 전 체온을 체크하는 자녀를 바라보던 다른 학부모는 "맞벌이다 보니 아이를 보는 게 쉽지 않았다"며 "학교가 더 안전하다는 정부 발표를 믿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2만512개 유치원, 학교 가운데 4178곳(20.4%)이 2학기 학사일정을 시작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주 안에 중·고등학교의 3분의 2 이상이 여름방학을 끝내고 개학할 예정"이라며 "초등학교의 경우에도 다음 주까지는 전체의 60%가 수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등교 확대 방침에 따라 다음 달 3일까지 거리두기 4단계인 수도권의 중학교는 3분의 1 등교, 고등학교는 고1·2가 2분의 1 등교한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고3은 학교 밀집도 기준에서 제외된다. 수도권 초등학교는 1·2학년이 매일 등교하고 3∼6학년은 원격 수업을 받는다.
거리두기 3단계인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중학교는 3분의 2가 등교하며 고등학교는 고1·2가 2분의 1 등교하거나 전면 등교할 수 있다. 초1ㆍ2학년은 매일 학교에 가고 초 3∼6학년은 4분의 3이 등교한다.
다음 달 6일부터는 밀집도 기준이 더 완화돼 거리두기 3단계 지역에서 전면 등교가 허용된다. 4단계에도 초·중학교는 3분의 2까지 등교할 수 있고 고등학교는 전면 대면 수업이 가능하다.
교육부는 지난 1학기 5만 명보다 더 많은 방역인력을 지원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시·도교육청에서 방역 인력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2학기 중 6만 명 내외로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