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건강 악화를 이유로 보석을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 부장판사)는 1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최 회장 측 변호인은 “증거를 인멸할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보석을 허락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달 29일 재판부에 보석신청서를 제출했다.
최 회장 측은 “70세 고령으로 당뇨 등 질환이 있고 체중이 10kg 이상 감소하는 등 건강이 악화됐다”며 “1심 구속 만기도 3주밖에 남지 않아 보석 허가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집단의 총수 일가라는 이유로 아무런 근거 없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 회장 측은 “주요 임직원들의 증인신문이 이뤄졌고 나머지 증인도 가까운 시일 내에 신문할 예정이라 부당한 지시를 할 우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10년 넘는 징역형에 해당하는 혐의로 기소돼 보석이 불가능하다”며 반박했다. 형사소송법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 등에 해당한 범죄를 범한 때 보석 청구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한다.
검찰은 “자칫 재벌 일가에 예외를 허용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두고 보석을 허용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과 가족·친인척 허위 급여 지급,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지원 등의 명목으로 계열사 6곳에서 2235억 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는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5일 구속기소 돼 다음 달 구속 기간이 만료된다. 형사소송법상 심급마다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최대 기간은 6개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