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넘게 표류하던 제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정연주 전 KBS 사장 체제하에 공식 출범했다. 정 위원장은 “위원회의 정상화와 주어진 책무를 다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심위는 9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위원장에 정연주 전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을 호선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추천 인사인 정 위원장은 과거 동아일보와 한겨레신문에서 기자로 일한 뒤 KBS 사장을 역임했다. 한겨레 논설위원 재직 당시에는 외국 국적자의 병역면제를 비판했으나 자신의 두 아들도 미국 국적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빚었다.
정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제5기 방통심의위 출범까지의 6개월여간 공백으로 심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여러 사회적 대가를 치르게 돼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방통심의위 공백을 유발하는 제도적 미비점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그간 마음을 열고 경청했고 자신을 되돌아보며 성찰의 기회로 삼았다”며 “이런 마음가짐으로 주어진 책무를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말까지 오래 쌓인 업무를 해소해 위원회 정상화를 이루고 공적 가치를 구현하겠다”며 “밖으로부터 그 어떤 압력도 막아내 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성과 심의 업무의 중립성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방심위원은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대통령ㆍ국회의장ㆍ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각각 3명씩 추천한다.
방심위 4기 위원 임기는 올해 1월 29일 종료됐으나 정 위원장 내정설에 야당이 반발하면서 6개월간 인선이 지연됐다. 이후 올해 7월 23일 7명의 위원이 위촉됐다. 국민의힘은 야당 몫 위원 2명의 추천을 거부하다 같은 달 27일 김우석ㆍ이상휘 위원을 추천하며 방심위 구성이 마무리됐다.
5기 방심위원은 정연주 위원장을 비롯해 김우석 국민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이사, 옥시찬 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이광복 전 연합뉴스 논설주간, 이상휘 세명대 교수,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황성욱 전 방통심의위 상임위원 등 9명으로 꾸려졌다.
방심위는 위원장ㆍ부위원장ㆍ상임위원 선출과 위원 위촉을 마친데 따라 법정 소관 직무인 20대 대통령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구성과 산적한 방송ㆍ통신 및 디지털성범죄정보 심의 안건 처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