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잡화점은 전국적으로 감소세…울산 14.6% 감소
숙박 및 음식점업 카드 승인액, 1년 전보다 17.8% 급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소비도 업종에 따라 갈리는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백화점·면세점 등 대형 유통업체의 소매판매는 ‘호황’인 반면,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슈퍼마켓·잡화점 등의 판매는 ‘불황’을 겪고 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2분기 시도 서비스업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에서 올해 2분기 소매판매는 지난해보다 3개 시·도에서 판매가 증가했으나, 12개 지역에서는 판매가 감소했다.
제주는 관광업의 회복으로 작년 2분기에 비해 면세점이 123.4% 늘면서 소매판매가 15.7%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첫 상승세다. 서울과 부산도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판매가 크게 증가하면서 각각 6.4%, 4.8% 늘었다. 재난지원금 등 가처분소득이 늘어난 데다 보상소비 심리까지 겹치면서 고가 명품이나 서비스를 찾는 경향이 심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슈퍼마켓·잡화점 등의 소매판매는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아직 극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면세점과 백화점의 호황으로 소매판매 증가세를 보인 제주·서울·부산을 제외하면, 12개 시·도에서 감소세가 나타났다. 특히, 슈퍼·잡화·편의점은 서울(-8.7%), 인천(-10.5%), 광주(-13.3%), 울산(-14.6%) 등 모든 지역에서 감소세가 나타났다.
슈퍼마켓·잡화점 등의 감소는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충격이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 등에 비해 아직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2분기 전망은 코로나19 4차 확산에 따른 영향이 반영되지 않아 다음 3분기 또한 감소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카드 승인액을 통해서도 K자 양극화의 양상을 엿볼 수 있었다. 9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실이 분석한 신한카드 자료에서 지난달 카드 사용액은 14조517억 원으로 전년 7.0%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 7월과 비교하면 11.4% 증가한 수치다.
소비 밀접 업종을 중심으로 카드승인액 증감을 살펴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의 카드 승인액은 1년 전보다 17.8% 급감했으며, 재작년과 비교하면 20.5% 감소했다. 버스·택시 등 운수업도 전년 대비 2.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과 비교하면 45.8% 줄었다. 반면 도소매업은 온라인 구매·유통업계의 회복세로 작년과 재작년 대비 각각 11.3%, 19.1% 증가했다. 업종에 따라 회복세가 다르게 나타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