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열풍②] ‘메타버스’만 붙으면 급등…옥석 가리기 ‘필수’

입력 2021-08-08 15:18 수정 2021-08-1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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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시장에서 ‘메타버스’가 주목받으며 많은 기업이 관련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일부 종목에서는 메타버스가 ‘흥행 보증 수표’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같은 열풍에 대해 일부에서는 사업 실체와 지나친 기대감 반영 등에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봇물처럼 메타버스 진출하는 기업들

최근 국내 기업들도 봇물처럼 메타버스 관련 소식을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6일 메타버스 전담 조직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운영 중이다. DGB금융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미술 전시회를 열었고, LG CNS는 고객과 소통을 할 수 있는 ‘메타버스 타운’을 오픈했다. 넥슨은 자사 유명 게임인 메이플스토리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해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도 메타버스 제휴를 통해 관련 사업 진출을 발표했다.

메타버스란 1992년 미국 작가 닐 스티븐슨이 쓴 소설 ‘스노크래시’에서 등장한 단어다. 초월이라는 의미의 메타, 세계라는 의미의 유니버스를 합성해 쓰였다. 30년이 지난 현재는 3차원 가상세계에서 현실 세계와 같은 활동이 이뤄지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10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개발자 회의에서 ‘메타버스 시대가 오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최신 트랜드로 재조명받았다.

우리 기업들의 경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업무가 늘어 증강현실이 대안으로 떠오르며 각광을 받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메타버스를 활용한 고객 소통 목적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전 세계 AR·VR 시장이 2030년에는 1조5429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조사결과를 발표했고,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도 2025년 메타버스 경제 규모가 28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 사이클의 차기 주자는 하드웨어다”라며 “메타버스 콘텐츠가 진화함에 따라 그 매개체도 진화해야 하는데 현재, 우리는 PC, 스마트폰을 통해 가상세계에 접속하고 있다. 앞으로 수년 내 이뤄질 VR/AR 기기의 대중화는 우리 생활과 메타버스 산업 성장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 재료로만 활용하는 기업도 많아

주의할 점은 메타버스를 일부 기업들이 ‘펄’(주가부양 재료)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즈미디어는 올해 1월 최대주주 변경 후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 진출 소식을 발표하며 6000원대였던 주가가 지난 5월 장중 4만4900원까지 급등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누이 랜디 주커버그를 임원으로 선임하며 기대감이 몰린 덕분이다. 그러나 지난 6일 종가 2만1350원을 기록하며 다시 반 토막났다.

이 회사는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신사업 진출을 발표했지만, 기존 사업은 극도로 악화한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19억 원으로 전년(671억 원) 대비 67%가량 급감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다소 반등했지만, 신사업 성과가 언제 가시화할 때까지 본격적인 사업 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세스는 삼성전자가 메타버스 제휴에 새로 합류한다는 소식에 최근 3거래일간 58.12% 급등했다. 이 회사는 현재 메타버스 구현에 필요한 미니·마이크로LED의 생산 수율 높여주는 리페어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다만 구체적인 실적 개선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 추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메타버스 ‘대장주’로 불리는 맥스트와 자이언트스텝도 공모가 대비 각각 600%, 800% 넘는 오름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고점과 비교하면 맥스트는 17.27%가량 내렸고 자이언트스텝은 20.60%가량 떨어졌다. 주가가 급등하며 차익시현 매물이 몰린 탓과 투자심리 과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카메라용 렌즈 모듈을 제조하는 해성옵틱스는 지난달 이지미디어와 업무협약을 맺고 콘텐트 공동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지만 오히려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지난달 초 1000원대였던 주가는 한때 약 20% 낮은 770원까지 내렸다가 최근 일부 반등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성과가 확인되기 전에 투자심리가 과열된 경우로 볼 수 있다”며 “어느 테마나 마찬가지겠지만 심리로 움직이는 종목 투자에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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